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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하를 무대에 재현… 음악감상도 5G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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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하를 무대에 재현… 음악감상도 5G 시대

입력
2018.08.22 17:44
수정
2018.08.22 21:33
21면
0 0

자료 사진 5장, 영상 1개 이용

지니뮤직-KT, 홀로그램 만들어

공연서 후배 가수들 옆에 투사

“5G 서비스 핵심은 실감형

체험하지 못했던 콘텐츠 제공”

22일 홀로그램으로 부활한 가수 故 유재하(왼쪽)씨와 인기그룹 스윗소로우가 '지난날'이라는 노래로 합동 공연을 펼치고 있다. 지니뮤직 제공
22일 홀로그램으로 부활한 가수 故 유재하(왼쪽)씨와 인기그룹 스윗소로우가 '지난날'이라는 노래로 합동 공연을 펼치고 있다. 지니뮤직 제공

‘다시 못 올 지난날을 난 꾸밈없이 영원히 간직하리….’

단 한 장의 앨범과 단 한 번의 방송 출연을 끝으로 1987년 세상을 떠난 ‘음유시인’ 고(故) 유재하가 30여 년이 지나 다시 무대에 올랐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수수한 차림에 통기타를 메고 담백하게 자신의 노래 ‘지난날’을 부르는 그의 모습에 객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1절이 끝나자 2004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대상을 받아 데뷔한 스윗소로우 멤버들이 그의 옆에 나란히 서 화음을 넣기 시작했다. 생전 유재하의 친구였던 음악가 송홍섭, 정원영, 김종진의 연주 위에 완벽하게 녹아드는 무대는, 눈앞에 보이는 유재하의 모습이 ‘홀로그램’이란 것까지 잊어버리게 했다.

지니뮤직과 KT가 유재하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만들기 위해 참고한 자료는 고작 사진 5장과 영상 1개가 전부다. ‘플로팅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해 대역의 몸짓에 생전 유재하의 얼굴과 움직임 등을 정교하게 합성해 만들었다. 홀로그램은 실제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영상 표현 방식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5세대(G) 통신 시대를 대표할 실감형 콘텐츠다. 김훈배 지니뮤직 대표는 “정보기술(IT)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고, 우리 마음속에 간직했던 아티스트 공연을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만날 수 있게 됐다”면서 “지니뮤직은 앞으로 홀로그램 콜라보레이션 공연과 같은 실감형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이전에 체험하지 못했던 음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훈배 지니뮤직 대표가 22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K라이브에서 열린 '지니뮤직 미래사업 전략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훈배 지니뮤직 대표가 22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K라이브에서 열린 '지니뮤직 미래사업 전략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지니뮤직이 5G 시대를 맞아 ‘미래형 음악 플랫폼’으로 거듭난다. 음악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시각적 체험이 중요해지면서, 단순히 귀로 듣는 음악을 넘어 언제 어디서든 실감할 수 있는 ‘비주얼 콘텐츠’로 트렌드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지니뮤직과 KT미래사업개발단은 22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개사(KT, LG유플러스, 지니뮤직, CJ ENM)의 역량을 모아 2022년까지 1등 음악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건 홀로그램을 비롯한 다양한 미래형 콘텐츠다. 공연 중 아티스트와 음악 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가상현실(VR)ㆍ증강현실(AR) 서비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지능형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가 곧 가능해진다. 날씨와 속도, 위치, 목적지 정보는 물론 동승자 정보까지 분석해 자동차 스스로 적합한 음악을 선곡해주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도 내년쯤이면 볼 수 있게 된다. 옆에 아이를 태우고 차량 내비게이션에 ‘유치원에 데려다줘’라고 하면, 알아서 판단해 동요를 틀어준다. 김 대표는 “현재 재규어 랜드로버를 비롯한 국내 6개 자동차회사가 지니의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활용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면서 “앞으로 음악을 듣고 싶어 자동차를 타는 세상을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디지털파빌리온에서 열린 KTㆍ지니뮤직 기자간담회에서 각사 임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형진 CJ E&M 음악콘텐츠 UNIT 상무, 김훈배 지니뮤직 대표, 고윤전 KT 미래사업개발단장, 이정우 LGU+ 음악사업부서장. 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디지털파빌리온에서 열린 KTㆍ지니뮤직 기자간담회에서 각사 임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형진 CJ E&M 음악콘텐츠 UNIT 상무, 김훈배 지니뮤직 대표, 고윤전 KT 미래사업개발단장, 이정우 LGU+ 음악사업부서장. 연합뉴스

올해 10월 진행될 CJ ENM과의 합병은 현재 멜론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음악 시장 흐름을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음원 유통 시장에서 22% 점유율의 CJ ENM과 지니뮤직(13%)이 합쳐지면 33%로 현재 1위인 카카오M(멜론)을 뛰어넘게 된다. 김 대표는 “유통 점유율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특정 업체가 주도하던 시장의 판을 바꿔 제작사와 플랫폼이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여전히 가입자 수와 순방문자(UV) 등 이용자 단위에서는 멜론이 지니뮤직을 두 배 이상으로 따돌리고 있지만, KT와 LG유플러스, CJ ENM을 등에 업은 지니뮤직은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로 이어지는 ‘완벽한 가치사슬’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에게 이전까지 체험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성숙기에 접어든 음원 시장에서 지니뮤직만 지난 한 해 트래픽 발생량이 31%, 가입자 수는 34%나 성장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김 대표는 “내년 국내 음원 유통시장 점유율 1위, 2022년엔 500만 유료 가입자를 확보해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1등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디지털파빌리온에서 열린 'KT, 지니뮤직 기자간담회'에서 가수 고 유재하의 홀로그램이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디지털파빌리온에서 열린 'KT, 지니뮤직 기자간담회'에서 가수 고 유재하의 홀로그램이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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