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일본 농구 대표팀 선수 4명이 자카르타 시내에서 성매매를 하다 발각돼 퇴출당한 사건으로 인도네시아 정부와 치안 당국이 ‘성매매와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일본 농구 대표팀의 하시모토 타쿠야(23), 이마무라 게이타(22), 사토 타쿠미(23), 나가요시 유야(27) 4명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자카르타 ‘블록M’ 구역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성매매 하다 발각됐다. 아시안게임에서 퇴출돼 20일 일본으로 복귀한 이들은 공항에서 20초간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아시아를 떠들썩하게 만든 이번 사건으로 자카르타 당국은 큰 충격에 빠졌다. 무알리파 자 자카르타 주 의원은 21일 현지 언론 콤파스에 “이 사건으로 인해 우리는 자카르타에서 아직도 성매매가 활개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뺨을 한 대 맞은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20일 시청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선수들은 운동에만 집중하고 다른 것에는 관심을 끄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해 주지사 선거에서 ‘성매매 완전 근절’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시민 란(26)씨는 “이슬람 사회에서 성매매는 특히 심각한 죄악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90%가 이슬람 종교를 가진 나라다.
파문은 자연스럽게 단속 강화로 이어졌다. 당장 일본 농구 선수가 적발된 곳에서 일하는 성매매 여성 6명이 치안당국의 잠복근무 끝에 체포됐다. 남부 자카르타의 치안 총 책임자 우장 하마완은 21일 현지 신문 ‘템포’와 인터뷰에서 “일본 농구선수 성매매 파문 이후 기존에 수행하던 단속을 더욱 강화했다”고 밝혔다. 자카르타 치안 당국은 17일 독립기념일, 18일 아시안게임 개회식, 22일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 아드하’ 등 국가적 기념일을 앞두고 성매매 정기 단속을 벌여왔다. 겜봉 와르소노 자카르타 시 의원은 데틱과 인터뷰에서 “당국이 입으로만 성매매 근절을 외치고 실제 법 집행에는 소홀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벌어진 것”이라며 정부의 느슨한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자카르타=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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