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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지식포럼 키운다”… 최태원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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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지식포럼 키운다”… 최태원의 도전

입력
2018.08.21 18:36
수정
2018.08.21 20: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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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석학 초청 이천포럼 지휘 

 뷔르크너 BCG 회장부터 

 하택집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 

 SK 이천 연구소에 모여 

 트렌드-기술 등 비공개 토론 

최태원(왼쪽부터) SK그룹 회장과 김용학 연세대 총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등이 20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개막한 ‘2018 이천포럼’의 강연을 듣고 있다. SK 제공
최태원(왼쪽부터) SK그룹 회장과 김용학 연세대 총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등이 20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개막한 ‘2018 이천포럼’의 강연을 듣고 있다. SK 제공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 시어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김용학 연세대 총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등과 나란히 앉아 사회, 과학기술, 지정학에 걸친 유명 연사들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무대에 오른 한스-파울 뷔르크너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회장, 조너선 워첼 매킨지 글로벌연구소장,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더글러스 팔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원 부원장 등 7명은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거물급 전문가. 최 회장의 뒤로는 SK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임원 300여명이 함께 강연을 주목했다. 이들은 21일 경기 이천의 SKMS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23일까지 분야별 강연과 토론을 거듭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20~23일 두 번째로 열리는 SK그룹의 ‘이천포럼’은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행사다. 일종의 사내 지식포럼 형태지만, 규모와 수준은 웬만한 글로벌기업의 사내 세미나를 훌쩍 뛰어넘는다.

20일만 해도 세계적 컨설팅사 대표(뷔르크너 BCG 회장)가 ‘대전환기 글로벌 기업의 가치경영’을 주제로 강연했고, 베스트셀러(‘미래의 속도’) 작가(워첼 소장)의 4차산업혁명 설명에 이어 빅터 차 교수 등 국제 전문가 5명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 전망이 이어졌다.

작년 첫 포럼에는 노벨상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계 해외 석학들이 대거 초청됐다. 아시아계 최초 예일대 학장인 천명우(신경과학) 교수, 한국인 최초 블룸버그 석좌교수인 하택집(물리학) 존스홉킨스대 교수, 한국인 최초 하버드대 종신교수인 박홍근(화학) 교수 등이 과학기술 혁신 분야 세션을 진행했다.

21일 SK그룹에 따르면, 이천포럼은 우리나라에도 다보스ㆍ보아오 포럼처럼 경제 문제를 생산적으로 고민할 포럼이 필요하다는 최태원 회장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최 회장이 2016년부터 강조하고 있는 딥체인지(근본적 변화) 전략을 임직원들이 더 잘 이해하고 실천하게 하려는 방안을 찾던 중, 석학과 전문가들을 통해 최신 글로벌 트렌드를 접하며 ‘지적 자극’을 얻기 위해 기획됐다.

이천포럼에 참여하는 SK 계열사 임원들에게는 상당한 수준의 ‘몰입’과 결과물이 요구된다. 우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열사 임원급 대부분이 참석 대상이다. 이들은 석학들의 강연 청취 외에도 ▦사회 혁신 ▦과학 혁신 ▦지정학적 변화와 기회 등 3대 분야에 대해 사흘간 조별로 나뉘어 진행되는 집중 토론에 참여해야 한다.

21일에는 오전 염재호 고려대 총장의 ‘기업 이해관계자에 대한 새 관점과 신뢰 구축’,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의 ‘지속가능 경영시스템’ 강연에 이어, 오후 들어서는 분야별 전문가들과 함께 ▦재무ㆍ회계 ▦사회적가치 측정 ▦일하는 방식 변화 ▦기술혁신 ▦사회적 요구 다양화와 기업의 대응 등 5개 분과별 토론이 벌어졌다. SK 관계자는 “주요 행사가 사내에 온라인으로 중계되는 데다, 토론 과정에 쌓인 결과가 추후 사내 학습센터 교재로 활용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천포럼은 아직 대외적으로 비공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첫날 개막 행사만 일부 외부인사에 공개됐을 뿐, 2~4일 차 강연 및 토론은 이천 SKMS연구소에서 SK 임원들만 참여해 진행된다.

하지만 SK는 이천포럼을 장기적으로 일반에도 공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전 일정을 내부 대상으로 진행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개막 행사에 협력업체 임직원 수십명을 초청하며 외연을 다소 넓혔다. SK 관계자는 “경영ㆍ경제 관련 지식도 기업이 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자산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이천포럼을 스위스 다보스포럼이나 중국의 보아오포럼 같은 권위 있는 포럼으로 만들겠다는 게 최태원 회장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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