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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입’에 미국 금리인상 기조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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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입’에 미국 금리인상 기조 흔들리나

입력
2018.08.22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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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 펴야”

달러화 강세 의식 연준에 불만

올해 금리인상 방침 영향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독립성’ 존중의 관례를 깨고 통화정책에 노골적으로 간섭하면서 연준이 상정한 금리 인상 일정(연내 4회 인상)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연준의) 금리 인상에 흥분되지 않는다. 전혀 달갑지 않다”며 “연준이 좀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주장에는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경우 미 달러화 강세 흐름이 강화돼 수출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그는 자신이 지명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해서도 “그에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상 비판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경제가 개선될 때마다 그들(연준)은 금리를 올리려고 한다”고 불평했고, 지난 17일 뉴욕에서 열린 후원금 모금 행사에선 “금리를 계속 올리면 급성장하는 미국 경제가 냉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은 연준 독립성 존중 차원에서 금리정책에 함구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불문율을 깨고 잇따라 ‘금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1월 이후 5차례 금리를 인상했고, 이 중 두 번은 파월 의장 취임 이후인 올해 3월과 6월에 이뤄졌다. 아울러 연준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 4회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야마모토 마사후미 미즈호증권 수석 외환전략가는 “시장은 트럼프가 연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미 행정부가 경제상황, 무역문제 등을 언급하며 금리 인상을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이라 연준이 이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연준 위원 사이에서도 금리 인상을 둘러싼 이견이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다음달 FOMC 회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이달 24일(현지시간)로 예정된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잭슨홀 미팅은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학자들이 미국 와이오밍주의 휴양지 잭슨홀에 모여 세계 경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연례 행사로, 연준 의장들은 종종 이 자리를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기회로 활용해 왔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채권팀장은 “연준과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에 당장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며 “시장 예상대로 연준이 다음달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은 확실시되며 12월 추가 인상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관측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9일 이후 최저 수준인 95.440까지 내려갔고(달러 약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7원 내린 1,118.4원에 장을 마감했다(원화 강세).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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