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등 맞춤형 물량 많고
강남, 마포, 용산 등에만 몰려
9~11월 지역별 공급 불균형 심화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인 9~11월 전국 11만 가구가 새 아파트에 입주한다. 그러나 만성적인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서울은 입주 물량이 1만 가구에 그쳐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부터 3개월 동안 입주가 예정된 전국 아파트는 총 11만1,044가구다. 전년 대비 7% 감소한 수치지만, 이미 포화에 가까워진 경기ㆍ인천 지역에 공급 물량의 43%인 4만7,870가구가 몰리는 등 수급 불균형은 더 심해질 수도 있다. 특히 공급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경기 화성 동탄은 9월에만 4,794가구가 집들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송도 역시 9월 2,610가구, 10월 3,538가구의 입주가 예정됐다.
반면 지난달 이후 집값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서울은 이번 가을에도 1만1,181가구의 입주만 진행되는 등 여전히 물량이 부족한 모습이다. 특히 3개월간 입주가 진행되는 시내 30개 단지 가운데 16개 단지가 행복주택 등 서민을 위한 맞춤형 물량이라 일반 공급 물량 부족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물량 자체는 적지만, 행복주택 등을 제외한 서울 일반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의 대부분이 현재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강남과 마용성(마포ㆍ용산ㆍ성동구) 지역에 몰려 있다는 점은 시장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내달 입주하는 서울 신규 아파트 3,400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인 1,877가구가 마포구 자이 3차(927가구), 서초구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751가구), 용산구 효창파크 KCC스위첸(199가구)에 집중됐다.
전문가들의 집값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돈 있는 사람들이 모두 갖길 원하는 강남과 마용성 아파트인 점을 고려하면, 이 정도 수준의 부족한 공급은 오히려 집값 경쟁을 심화시킬 뿐”이라며 “제2의 강남과 마용성을 만드는 등 국가적 노력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서울 인기 지역의 집값 상승세를 자연적으로 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대로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대표는 “전세 시장이 한 바퀴 도는 2~3년 이후에는 해당 신규 아파트가 매물로 일부 나와 어느 정도 새 집 수요를 추가로 충족시키지 않겠냐”며 “올 가을 입주 물량 대부분이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 아파트로 구성돼 있어 시장 반응은 좀 더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가을철 입주 아파트 물량은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에 집중될 예정이다.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가 3만4,404가구, 60~85㎡가 6만7,070가구 등 전체 물량의 91.4%가 중소형이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