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경량급 세계 최강 김태훈(24ㆍ수원시청)에게 아시아 무대는 좁았다. 김태훈은 20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첫 날 남자 58㎏급 결승에서 니야즈 풀라토프(우즈베키스탄)을 24-6으로 대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4년 전 인천에서 54㎏급으로 우승했던 김태훈은 한 체급 올려 대회 2연패의 쾌거를 이뤘다.
남녀 8체급씩 총 16개 체급으로 치러진 4년 전에는 남자 54㎏급이 최경량급이었다. 이번엔 품새(남녀 개인ㆍ단체)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겨루기가 10체급으로 줄어 58㎏급이 가장 가벼운 체급이 됐다. 아시안게임 태권도 2연패는 이대훈 등 세 차례 있었지만 체급을 바꿔 2회 연속 우승한 건 김태훈이 처음이다.
전날 품새에서 2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태권도는 세 번째 금메달을 가져왔고, 여자 53kg급의 하민아(23ㆍ삼성에스원)와 67kg급의 김잔디(23ㆍ삼성에스원)는 은메달을 보탰다.
남자 58㎏급 부동의 세계랭킹 1위인 김태훈은 여유가 넘쳤다. 풀라토프에게 주먹 지르기를 허용해 선제점을 내줬지만 곧바로 몸통 반격으로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탐색전을 벌이며 1라운드를 마친 뒤 2라운드에서 승부를 갈랐다. 본격적인 공격에 나선 김태훈은 뒤차기로 한꺼번에 4점을 올리는 등 11-2로 달아나 금메달을 예감했다.
김태훈은 천샤오이(중국)와의 16강전에서는 2라운드 종료 후 무려 40-2로 앞서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2라운드 종료 이후 양 선수의 점수 차가 20점 이상 벌어지면 그대로 경기를 중단하고, 리드한 선수에게 승리가 선언된다. 8강이 고비였다. 카자흐스탄의 옐도스 이스카크에게 11-9로 힘겹게 역전승을 거뒀다. 스즈키 세르지오(일본)와의 준결승에서는 24-11로 이겼다. 김태훈은 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지만 동메달에 머물면서 아깝게 그랜드슬램 달성을 놓쳤다. 이날 아시안게임 금메달만 1개 더 보탠 뒤 그는 “조금 더 성장한 것 같다. 다음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열린 여자 67㎏급 결승에 나선 김잔디는 줄리아나 알 사데크(요르단)에게 1-5로 역전패했다. 하민아도 여자 53㎏급 결승에서 다리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만의 수포야에게 10-29로 졌다. 류카이치와 8강 경기 3라운드 도중에는 전자호구시스템 오류로 2시간 30분 동안 경기가 중단되는 어려움도 겪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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