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 발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백두산을 하이킹하며 야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AP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AP 통신은 이날 백두산발(發) 기사에서 남한에 본사를 둔 한반도 등산여행사 '하이크 코리아'의 설립자인 뉴질랜드인 로저 셰퍼드는 북한 당국을 설득해 처음으로 백두산 '오프로드 트레킹'과 캠핑을 허가받았다고 전했다.
첫 여행객들은 호주 여성 2명과 노르웨이 남성 2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주 토요일 백두산 천지에 오르고 고원을 하이킹했으며, 텐트를 치고 5박 일정 중 첫날밤을 보냈다.
셰퍼드는 백두산을 오르는 동안 정치를 초월하는 것이 자신의 의도라고 설명했다. 여행 첫날 이후에는 참가자들이 동행했던 북한 측 안내자들과 유대감을 형성했다고 전했다.
셰퍼드는 "산과 자연이 그렇듯이 트레킹이 매우 비정치적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같은 것을 하려 노력한다. 함께 텐트를 치고, 식사하고 걷는다"면서 "경험상 이러한 방법은 여행객들이 북한의 진짜 인민들을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현재 백두산 인근 도시인 삼지연을 비롯해 동해안의 원산 및 금강산 등의 대규모 관광 인프라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자신들에게 절실한 외화를 획득할 수 있는 데다 북한 당국이 감시·통제하기 쉽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에서 백두산이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활동은 물론 김정은 일가의 '백두혈통'과 관련된 영산(靈山)이라는 점도 북한 당국이 이번 캠핑을 허용한 이유 중 하나로 평가된다.
다만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관광 갔던 자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지난 6월 석방된 뒤 엿새 만에 사망하자 자국민의 북한여행을 금지한 상태다.
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완화되지 않으면 외국인 관광객의 대규모 유치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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