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전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도 올해 전국대회에서 ‘초반 탈락’을 거듭했던 서울고가 봉황대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초록 봉황을 품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서울고는 1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6회 봉황대기 고교야구 성지고전에서 2-0으로 영봉승을 거뒀다. 야구 명문 서울고는 올해 유독 대회 초반 탈락 징크스에 흔들렸다. 최현일과 정성원 정우영 이교일로 이어지는 3학년 톱4 선발 라인업에, 4할 포수 송승환(3년)과 백종윤 박지오 등 3할 타자들이 중심 타선을 이룬 서울고였기에 더욱 아쉬운 성적이었다. 5월 황금사자기에서는 신일고에 2-9로 패하면서 1회전 탈락, 대회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됐고, 대통령배 1회전에서도 창단한 지 3년밖에 안 된 평택 라온고 정세진(3년)에 4안타밖에 뽑아내지 못하며 0-7로 완봉패했다. 그나마 청룡기에서 전주고에 6-1로 승리하면서 1회전을 통과했지만, 2회전에서 제물포고에 1-4로 패하며 초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율곡고 8-3 선린인터넷고
서울고 2-0 성지고
마산고 7-5 포항제철고
율곡고는 4회 위기에서 등판한 우완 사이드암 서성일(2년)이 5.1 이닝을 1실점(2피안타)으로 틀어막으면서 8-3으로 승리했다. 타선에서는 포수 임원재(3년)가 역전 2루타 등 5타수 2안타(2타점, 2득점)로 활약했다.
강력한 선발진을 갖춘 서울고는 정우영(3년)이 5이닝을, 최현일(3년)이 마무리 2이닝을 나눠 맡으며 영봉승을 거뒀다. 정성원(3년)이 중간의 2이닝을 책임지며 힘을 보탰다. 서울고는 팀방어율 2.65로 전국 고교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다만, 기회에서 번번이 득점에 실패한 타격 집중력은 숙제로 남았다. 사사구를 8개나 얻고도 득점 기회에서 무기력했다. 특히 7회 말 무사 만루 대량 득점 기회에서는 병살타와 유격수 땅볼이 이어지면서 한 점도 내지 못했다.
마산고는 포항제철고를 7-5로 힘겹게 꺾었다. 포철고는 9회말 무사 1루, 2사 1ㆍ2루로 마지막 불씨를 살렸지만, 후속타 불발로 역전에 실패했다.
청원고 4-0 부경고
전주고 9-8 청주고
북일고 10-2 강원고(7회 콜드게임)
청원고와 부경고의 신월구장 맞대결에서는 청원고가 3회 2사에서 나온 상대 2루수의 실책 이후 연속 3안타로 대거 4득점하며 승리했다. 마운드에서는 고석진(3년)과 최재우(3년), 에이스 석상호(3년)가 효과적으로 이어 던지며 부경고 타선을 6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부경고는 선발 성민승(3년)의 4실점(1자책점) 이후 권정근(3년)과 하준수가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팀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서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전북의 강호 전주고는 청주고와 역전ㆍ재역전을 거듭하며 6번의 동점을 이루는 혈투 끝에 9회말 윤선호의 끝내기 밀어내기 사구로 9-8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청주고는 믿었던 에이스 최현진(3년)이 경기 막판 흔들리면서 2.2이닝 동안 4실점, 경기 중반까지 유리했던 경기를 내줬다.
북일고는 강원고를 상대로 상ㆍ하위 타선이 골고루 폭발하면서 10-2로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4회초에는 볼넷과 안타 5개를 묶어 5점을 뽑아내는 등 타선의 집중력도 돋보였다. 선발 김정원도 5이닝 동안 공 68개를 던지며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