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하루 4회 이하 농촌 거주자
인원 상관없이 합해 1200원 내고
나머지 요금은 용인시가 부담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에겐 쿠폰
‘따뜻하고 복된 택시’ 확대키로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맹리에 사는 박모(65)씨 부부는 6,7㎞ 떨어진 면사무소를 갈 때면, 부담 없이 택시를 불러 이용한다. 그가 지급하는 비용은 실비 7,000~8,000원이 아니라 버스요금 수준인 단돈 1,200원. 하루 고작 4번 운행하는 마을버스 시간에 맞춰 집에서 정류장이 있는 마을회관까지 1㎞ 이상을 걸어가야 하는 수고도 없다. 박씨는 “다리 아픈 아내의 약을 타러 면에 나가려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며 “우리 시간에 맞춰 집 앞에서 택시를 타니 아내가 좋아한다”고 웃었다.
#처인구 백암면 근곡리에 사는 김모(15)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띄엄띄엄 있는 버스를 놓치면 택시를 불러준다. 학교가 3㎞가량 떨어져 요금이 4,000원은 족히 나오지만, 아들 손에는 1,200원만 쥐어주면 그만이다. 김군의 어머니는 “이웃집 친구 1,2명과 함께 택시를 타면 아들 부담은 몇 백 원에 불과하다”며 “버스보다 빠르고 편안한데 비용은 더 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가 농촌지역 학생,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버스요금만 내고 이용할 있는 ‘따복택시(따듯하고 복된 택시)’를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26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운행된 따복택시는 전국 최초의 전자쿠폰 방식의 교통복지 수단이다. 매달 초ㆍ중ㆍ고교생은 편도 8회(방학 중 4회), 장애인(중증장애 제외)과 임산부, 65세 이상 주민은 편도 4회의 전자쿠폰을 휴대폰으로 받아 이용할 수 있다.
운행 지역은 마을회관에서 버스정류장까지 거리가 1㎞ 이상 떨어져 있고 하루 버스 운행횟수가 4회 이하인 원삼면 10개 마을, 백암면 2개 마을 등 12개 마을이다. 이곳의 학생 등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따복택시를 탈 수 있다. 택시는 ‘용인앱택시’나 콜서비스(1566-0440)로 호출하면 온다.
이동은 거주지에서 면사무소 소재지, 또는 해당 초ㆍ중ㆍ고교까지 가는 게 원칙이다. 요금은 인원에 관계없이 1회 1,200원이어서 4명이 타면 1인당 300원이면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다만, 거주지 면 이외 지역으로 갈 경우엔 시가 3,000원만 지원하고 나머지는 탑승자가 부담해야 한다.
시는 개인택시 사업자 43명과 협약을 맺고, 연간 3억5,000만원을 들여 이용자가 내지 않은 나머지 요금을 정산한다.
1년여 지난 현재까지 따복택시 가입자는 65세 이상 어르신 247명, 학생 36명, 장애인 9명 등 292명이다. 12개 마을 내 대상자 638명 중 46%가 따복택시를 이용 중인 셈이다. 용인시는 그 동안의 이용성과 등을 따져 내년부터 지역,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는 앞서 지난해 2월 ‘용인시 따복택시 운영 및 지원조례’를 제정했고, 대상마을과 참여택시 등을 선정했다.
최승희 용인시 대중교통과 주무관은 “따복택시는 교통소외지역 주민의 이동권 확보와 교통복지 증진을 위한 민생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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