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의 여왕’이라 불리는 미국의 가수 어리사 프랭클린이 16일(현지시간) 76세로 사망하자 엔터테인먼트계는 물론 미국의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도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가수 머라이어 캐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프랭클린과 자신이 함께 공연한 사진을 올리며 “우상, 가수들의 가수, 내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가수이자 음악가”라고 칭송하고 “내게 영감을 주는 인물이자 멘토, 친구였다”라고 추억했다. 록 음악가 레니 크래비츠도 자신의 트위터에 “솔의 여왕이 지구를 떠나 천당에 있는 자신의 왕좌에 앉았다”라며 프랭클린의 유명한 공연곡 제목이기도 한 ‘리스펙트(Respect)’를 덧붙이는 것으로 존경심을 표현했다.
영국 가수 엘튼 존은 프랭클린을 “경애하고 경배했다”라며 “어리사 프랭클린을 잃은 것은 진정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아픔”이라고 말했다. 밴드 비틀스 출신 폴 매카트니도 “오랜 시간 우리의 영감을 깬 우리 영혼(soul)의 여왕, 어리사 프랭클린의 아름다운 일생에 감사를 보내자”라고 적었다.
로큰롤 명예의 전당은 프랭클린을 ‘레이디 솔’이라 부르며 “열정과 세련미, 구사력을 지닌 뛰어난 아티스트였고 그의 녹음은 솔 음악의 교본으로 남았다”라고 추모했다. 프랭클린은 전체 아티스트의 90%가 남성인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1987년 최초로 이름을 올린 여성이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도 추모 메시지를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위대한 여성이었고 그의 목소리는 신의 환상적인 선물이었다”라며 “그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 부부는 성명을 통해 “(프랭클린은) 우리 모두를 하나로 이어지게 했고, 더 많은 희망과 인간성을 품을 수 있도록 도왔다. 때로는 우리가 모든 것을 잊고 그저 춤출 수 있게 했다”라고 밝혔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어리사 프랭클린은 민권운동에 강력한 목소리와 재정적 지원을 해 온 인물로, 흑인 여성의 목소리가 무시되지 않도록 노력했다”라며 “항상 인종 차별과 맞선 용사에게 작별인사를 보낸다”라고 추모했다. 미국 민권운동의 상징인 존 루이스 하원의원도 “그의 음악이 우리에게 힘을 주었다…. (중략) 우리에게 포기하지 않고 믿음을 유지할 수 있는 더 큰 의지를 주었다”라고 말했다.
프랭클린은 1968년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장례식에서 노래했고 생전 민권운동의 꾸준한 지지자였다. 또 지미 카터와 클린턴, 오바마 등 총 세 명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노래한 인물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세 명 모두 민주당 대통령이지만, 그에게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수여한 것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당시 프랭클린이 “미국 음악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켰다”라고 했고, “가장 위대한 음악가 중 하나로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라고 밝혔다.
앞서 프랭클린의 유가족은 16일 오전 프랭클린이 디트로이트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가족과 친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졌다고 밝혔다. 프랭클린은 2010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던 중, 건강을 위해 지난해 음악 활동에서 은퇴를 선언하며 극소수의 무대에만 오르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올해 3월 뉴저지, 4월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에 공연이 예정돼 있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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