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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네이버가 창작자ㆍ소상공인을 돕는 법… '프로젝트 꽃'

입력
2018.08.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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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광주에서 진행된 ‘백반위크’에 참여한 한 음식점 주인이 가게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네이버 제공
올해 5월 광주에서 진행된 ‘백반위크’에 참여한 한 음식점 주인이 가게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네이버 제공

지난 5월말, 고미술 작품과 골동품 가게가 많아 어르신들이 주로 드나들던 광주 동구 ‘예술의 거리’에 모처럼 젊은이들이 북적였다. 여느 때처럼 단골 밥집에 들린 어르신들은 청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국밥이나 추어탕을 먹는 모습에 신기해하고, 청년들은 “이런 맛집이 숨어있는 줄 몰랐다”며 연신 밥을 떠 넣었다. 한 달에 12번 장이 서는 말바우 시장에서는 구석구석 숨어 있는 밥집 앞마다 청년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대인시장에서는 몰려드는 청년들에 “우리만 알던 맛을 들킨 것 같다”는 상인들의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2주간 광주 곳곳 밥집들을 웃음 짓게 만든 이 행사는, 동네마다 숨은 작은 밥집들을 응원하기 위해 네이버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해 진행하는 ‘백반위크’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시간 들여 찾아가는 비싼 음식점이 아닌, 골목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맛 좋고 가격 착한 ‘동네 밥집’을 발굴해 소개하는 행사”라며 “오프라인 행사 외에도 네티즌들의 추천을 기반으로 ‘5,000원 백반집’ ‘대학가 밥집’ ‘시장 밥집’ 등 다양한 동네 가게들을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개인 창작자와 소상공인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다양한 형태로 ‘프로젝트 꽃’을 진행하고 있다. 틈새상품과 비주류 문화 콘텐츠 등 그간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생산자들을 적극 발굴해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게 주된 목표다. 네이버는 콘텐츠 생산자 개개인의 역량이 발전하면 자연스레 우리 경제에 분수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그간 비용과 역량 문제로 온라인 홍보의 기회가 없던 소규모 밥집들을 전국 단위로 소개해주는 백반위크도 그 중 하나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프로젝트 꽃을 위한 사내 별도 예산으로 600억원 규모의 ‘분수 펀드’를 조성한다고 지난해 발표했다. 해피빈 등 공익 플랫폼 부문에 350억원, 창업 및 창작 지원 등 사업 플랫폼 부문 250억원으로 구성된다. 당시 한 대표는 “다양한 분야에서 더 많은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모든 직원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프로젝트 꽃의 가치를 내재화해야 한다”면서 “분수펀드 조성은 네이버 및 공익재단 직원 누구에게나 프로젝트 꽃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열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부산에 설립된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소상공인 대상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네이버 제공
지난해 부산에 설립된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소상공인 대상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네이버 제공

서울 역삼동과 왕십리, 부산에 이어 올해 9월 광주에 설립되는 ‘네이버 파트너스퀘어’는 프로젝트 꽃을 실현하기 위한 오프라인 거점이다. 파트너스퀘어에서는 회계부터 쇼핑몰 구축까지, 창업과 창작 성장 과정에서 필요한 교육은 물론 창업 공간 등 각종 인프라가 제공된다. 설립 후 5년 동안 총 28만명의 사업자와 창작자가 이곳에서 도움을 받았다.

올해 5월에는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자랑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상공인들에게 맞춤 컨설팅을 제공하는 ‘D커머스’ 프로그램이 구축됐다. 비즈니스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는 월 거래액 200만원 이상 800만원 이하 사업자에게 1:1 전문가 컨설팅이 제공된다. D커머스 컨설팅을 이용한 여성의류 쇼핑몰 ‘라이니’ 운영자는 “제품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여름 시즌엔 전체 매출 중 얼마를 광고에 투자해야 하나 막막했는데, 컨설팅을 통해 요일별, 시간대별 통계를 기반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겠다는 답을 얻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꽃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지역 소상공인과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기도 한다. 네이버가 콘텐츠 생산자와 소상공인에게 자신의 이름과 브랜드를 직접 알릴 수 있도록 장려하는 덕분이다. 24년 베테랑 약초꾼 아버지의 뒤를 이어 30대 아들과 며느리가 함께 약초 이용 제품을 만들고 있는 ‘농부와 약초꾼’은 네이버 푸드윈도에 입점하면서 처음 단골이 생겼다. 이진우 대표는 “약재상이 부르는 대로 값을 치던 아버지 때와 달리, 지금은 우리가 직접 가공하고 개발한 제품을 정성 들여 소개하다 보니 꾸준한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매출의 90%가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나온다”고 말했다.

네이버 프로젝트 꽃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아버지(왼쪽)의 가업을 잇고 있는 '농부와 약초꾼'의 이진우(오른쪽), 박효정(가운데) 대표. 네이버 제공
네이버 프로젝트 꽃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아버지(왼쪽)의 가업을 잇고 있는 '농부와 약초꾼'의 이진우(오른쪽), 박효정(가운데) 대표. 네이버 제공

온라인 판매가 불가능해 보이던 전통공예상품들도 네이버 리빙윈도 등 플랫폼을 통해 날개가 달렸다. 충남 계룡시에 소재한 전통 옻칠 공방 ‘칠몽’은 오프라인 유통 판로 확보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네이버 입점 4개월 만에 매출액이 9배나 늘었다. 이해영 칠몽 대표는 “네이버를 통해 우리를 접한 젊은이들이 옻칠공예와 전통공예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말이 뿌듯하다”면서 “제품군별 주문량과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어 수공예 창작자들에게 매우 편리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신만의 콘텐츠나 상품을 만들어 알리고 싶은 누구나 프로젝트 꽃의 주인공”이라며 “기술 플랫폼으로서의 네이버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 생산자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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