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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탐사, 너도나도 나서는 이유 따로 있다

입력
2018.08.18 15:00
수정
2018.08.18 18:5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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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태섭 기자의 교과서 밖 과학] 

한국 탐사선이 달에 내린 모습을 그린 상상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 탐사선이 달에 내린 모습을 그린 상상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인류 최초로 태양 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를 쏘아 올린 지난 12일,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달 탐사위성 찬드리얀 2호를 내년 1월3일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지구와 태양 간의 거리(약 1억5,000만㎞)에 비하면 지구와 달 사이 거리(약 38만㎞)는 매우 가까워 그만큼 탐사 경쟁도 치열하다.

발사를 앞둔 찬드리얀 2호는 2008년 10월 쏘아 올린 찬드리얀 1호에 이은 인도의 두 번째 달 탐사위성이다. 찬드리얀 1호를 통해 인도는 아시아에서 일본ㆍ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달 탐사 위성을 발사한 나라가 됐다.

찬드리얀 2호에서 분리된 착륙선은 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착지해 바퀴 6개 달린 탐사차를 내려놓아 토양을 분석할 계획이다. 달의 극지방은 태양 빛이 거의 들지 않아 태양광 발전으로 전력을 얻기 어려워 그간 달 착륙은 주로 달 적도 위주로 이뤄졌다.

일본 항공우주개발기구(JAXA)도 2007년 발사한 ‘셀레네 1호’의 후속 달 탐사선인 셀레네 2호를 올해 안에 발사할 계획이다. 달을 공전하며 원거리 탐사를 수행했던 셀레네 1호와 달리 셀레네 2호는 달 표면에 탐사차를 착륙시켜 운용하는 게 목표다. 2020년대 후반엔 유인 달 탐사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내년 연말 왕복우주선 ‘오리온’을 쏘아 올린다. 미국의 달 탐사는 1972년 마지막 유인 달 탐사선인 아폴로 17호 이후 처음이다. 오리온은 우주비행사 탑승 없이 달 궤도까지 갔다가 지구로 귀환하는 달 탐사 임무(EM-1ㆍExploration Mission-1)를 수행하게 된다. 우주비행사 4명을 오리온에 태우고 달 탐사에 나설 후속 계획(EM-2ㆍ2022년 예정)를 위한 것이다.

우주개발에 가장 앞선 나라가 미국이라면, ‘우주굴기’를 표방한 중국은 가장 열정적이다. 달 탐사만 해도 중국 국가우주국(CNSA)은 2007년과 2010년 각각 창어(嫦娥) 1ㆍ2호를 발사해 달 궤도를 돌며 달을 관찰했다. 2013년 창어 3호는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무인 달 탐사차 위투(玉兎ㆍ옥토끼)를 착륙시켰다. 올해 안에는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창어 4호를 내려놓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CNSA는 지난 5월 이미 달 반대편으로 통신 중계 위성 췌차오(鵲橋ㆍ오작교)를 쏘아 올려 지구와 교신할 방법을 마련해뒀다.

최석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단장은 “달 앞면에 착륙한 탐사선은 지구로 곧장 신호를 보낼 수 있지만 달 뒷면에선 전파가 달 앞면에 가로막혀 있어 신호를 전달할 중계 위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달의 자전주기(약 27.3일)와 지구에 대한 공전주기가 일치해 지구에선 달 앞면만 볼 수 있다. 그는 이어 “달 궤도 탐사선으로 달 뒷면은 이미 관찰을 다 했지만 직접 착륙해 토양 시료 등을 채취한다는 건 또 다른 의미”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내년 창어 5, 6호를 보내 달 표면의 흙과 월석을 채집해 돌아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달에 무인기지를 건설한다는 목표도 세워뒀다.

일각에선 일종의 과시 효과를 노린 우주개발 전략이란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달 탐사 목적에는 엄청난 경제적 이득도 숨어 있다. 김은혁 항우연 달탐사단 선임연구원은 “각국이 앞 다퉈 달 탐사에 나서는 이유는 달에 있을 유용한 자원을 찾아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달에는 헬륨3와 우라늄, 백금 등 다양한 희귀 자원이 매장돼있다. 헬륨3는 지구에 거의 없는 물질이다. 헬륨3와 바닷물에 풍부한 중수소를 핵융합시키면 막대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헬륨3 1g은 석탄 약 40톤의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헬륨3를 이용한 핵융합 발전은 핵분열에서 에너지를 얻는 원자력발전소와 다르게 방사능 폐기물도 거의 나오지 않아 미래의 에너지로 꼽힌다. 제2의 지구를 건설하거나, 지구에서 더 먼 우주를 탐사하기 위한 전초기지 건설 목적도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달 탐사 계획은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 행보가 이어진다. 노무현 정부 때 달 탐사선 발사 시기를 2025년으로 잡았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 “2020년 달에 태극기를 휘날리겠다”고 공약하면서 2020년으로 앞당겨졌다. 그러나 정작 예산은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다. 2015년에는 관련 예산 410억원이 전액 삭감됐고, 이듬해엔 신청금액의 절반인 200억원만 반영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2월 달 탐사선 발사 시기는 2030년 이전으로 수정됐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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