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정치국장 해임 이후 사상교육
최근 김정은 지방시찰 수행 확인
평양시 총괄 당 위원장에 김능오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지내다 지난해 실각했던 ‘실세’ 황병서가 돌아왔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안남도 소재 목장 및 어업사무소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수행원에 포함된 황병서의 직함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 불렀다. 지난해 10월 실각했던 황병서가 올 들어 2월부터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한 달여 전부터 김 위원장의 지방 시찰을 공식 수행하면서 위상을 회복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그의 직함이 공식 확인된 건 처음이다. 복권 사실이 공식화한 셈이다.
2014년 3월 당 조직지도부 1부부장 자리에 오르며 북한 권력 핵심에 자리한 뒤 같은 해 5월 군부 최고위직인 총정치국장에 발탁되면서 승승장구하던 황병서가 정치적으로 추락한 건 지난해 10월부터 진행된 당 조직지도부 검열에 걸려 해임되면서다. 이후 김일성고급당학교에서 사상 교육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올 2월 국가정보원이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지난 6월 30일에는 김 위원장이 북중 접경인 평안북도 신도군을 시찰했다는 소식을 북한 매체들이 전하면서 지근거리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한 그를 ‘당 중앙위 간부’로 호명했다. 특히 당시 당 부장인 한광상과 당 국제부 1부부장인 김성남보다 황병서의 이름이 먼저 불렸다는 사실로 미뤄 그의 직위가 최소 당 부장 수준일 것으로 짐작됐다. 북한 매체의 고위 인사 호명 순서는 권력 순서를 반영한다.
복귀한 황병서의 직위는 당 부장처럼 사실상 장관급 대우를 받는 조직지도부 1부부장일 공산이 크다는 게 대체적 추측이다. 조직지도부는 당은 물론 군까지 전 영역의 사찰ㆍ감사ㆍ인사권을 가진 권력기관이다. 김 위원장에 이어 ‘2인자’로 통하는 최룡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부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북한 수도 평양시를 총괄하는 당 위원장에는 김능오 전 평안북도 당 위원장이 임명됐다. 이날 조선중앙방송은 전날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 시찰 발언을 관철하기 위해 수도여객운수국에서 궐기 모임이 열렸다고 보도하며 ‘평양시당위원회 위원장 김능오 동지’를 행사 참석자 중 한 명으로 소개했다. 김능오는 5월 북한군 총정치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수길의 후임이다. 북중 접경인 평북도 당 위원장을 맡아 업무 수행을 잘한 점 등이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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