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직 노조, 대한항공은 의무가입
내부서 “어용노조” 비판 줄이어
아시아나는 정치파업 때 대거 탈퇴
기내식 사태에도 신규가입 미미
‘대한항공 1만명 VS 아시아나항공 200명’
조종사 노조를 제외한 국내 양대 대형항공사(FSC)의 일반직원 노조 가입자 현황이다. 양사 모두 오너 관련 추문과 비리에 대해 직원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지만, 양 항공사 간 노조 가입자 차이는 50배에 달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승무원과 정비사 등 일반노조인 한국노총 산하 ‘대한항공노동조합’엔 1만800명이 가입돼있는 반면, 아시아나항공 일반노조인 민주노총 산하 ‘전국운수산업노조 아시아나 항공지부’는 200여명뿐이다.
대한항공에 일반 노조원이 많은 이유는 입사하면 노조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유니언숍’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한항공 일반노조는 사측이 장악한 ‘어용노조’라는 내부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일반노조가 1994년 위원장 선출 방식을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꾼 데다 지난 2014년 ‘땅콩 회항’ 사건 당시 내부고발자 역할을 한 박창진 전 사무장을 지난 5월 노조에서 제명했다. 이 때문에 일부 직원들은 직원연대를 결성, 지난 6일엔 민노총 산하 새로운 노조를 출범시키고 활동에 들어갔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일반노조는 모든 직원이 가입할 경우 최대 약 6,000명 규모에 이를 수 있지만 현재 200여명 정도에 불과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2000년대 초반 민주노총에 가입한 뒤 노조원 이익보단 정치적 파업에 휘둘리면서 당시 아시아나 직원들이 대거 탈퇴했다”며 “이후 노조가 유명무실해졌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일반노조는 지난달 불거진 ‘기내식 대란 사태’를 계기로 사측에 대한 공분이 커지면서 노조 가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대로 되지 않았다. 직원들이 노조에 가입하면 월급에서 노조비 공제를 위해 회사 측에 가입 사실을 알려야 하는데 혹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까 봐 주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기내식 사태 이후 익명성이 보장되는 직원연대를 출범, 얼굴을 가리고 집회에 참여하는 식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각자 다른 이유로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한항공 직원연대와 아시아나항공 직원연대가 각각 출범한 뒤 서로 힘을 합쳐 나가려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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