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F김천국제테니스대회 여중생 유일
최근 2개 국제대회서 단ㆍ복식 석권
주니어 국내 여자 복식 랭킹 2위
큰 키, 강서브… “성인대회 통할 것”
ITF(국제테니스연맹)김천국제테니스대회가 열기를 더해가는 가운데 여중생으로는 유일하게 테니스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선발된 정보영(15ㆍ안동 복주여중3)양이 국제성인대회인 여자서키트대회에 출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양은 최근 열린 주니어국제대회에서 잇따라 단ㆍ복식을 석권한 국내 여자테니스계의 유망주다. 농협소속 정영원(22) 선수가 친언니다.
주최 측 등에 따르면 정양은 이번 대회에서 15일 열린 단식에선 석패했지만 전날 복식에서 이겨 2라운드에 진출했다. 중학생과 어른의 대결에서 1승을 거뒀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정양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라켓을 잡았다. 테니스선수 출신인 어머니 손영자(56) 안동테니스협회 부회장의 손에 이끌려서다. 어린 나이에 테니스 연습이 힘들어 불평을 한 적도 있지만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처음 출전한 전국대회인 안동웅부배 남녀 12세부 단식에서 우승을 시작으로, 2015년부터 국내외 주니어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하고 있다. 올해 16세 주니어대표에 이어 국가대표상비군으로도 선발됐다. 7월 15일 기준 주니어 여자 복식 랭킹에서 쟁쟁한 고교생들을 다 제치고 국내 2위에 랭크됐다. 주니어 세계랭킹은 332위로, 내년 주니어그랜드슬램 예선 출전에 필요한 200위권 진입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싱가포르국제주니어대회에선 단ㆍ복식 2관왕을 차지했다. 또 지난 4일 홍콩ITF국제주니어대회에서도 단ㆍ복식을 석권했다. 2주 간격으로 국제대회 단ㆍ복식을 잇따라 제패한 셈이다.
정양의 실력은 171㎝의 훤칠한 키에서 내려 꽂는 강서브와 강한 승부욕이 원천이다. 윤형준(31) 코치는 “큰 키에서 내리꽂는 강서브는 웬만한 성인선수들도 받아내기 쉽지 않다”며 “이기고자 하는 승부욕과 함께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탈, 어릴 때부터 다져온 탄탄한 기본기 등 세계적 선수로 성장할 것으로 의심치 않는다”고 극찬했다.
그 동안 어머니와 코치의 지도만으로 훈련해 온 정양은 뒤늦게 지난달부터 개인레슨도 받고 있다. 수도권 지역 다른 선수들은 대부분 개인레슨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머니 손씨는 “자식이 선택한 길을 순조롭게 걸어갈 수 있도록 부모는 그 길을 잘 닦아 주는 게 의무이지만, 국내외 대회 참가 경비 마련이 다소 버거운 것도 사실”이라고 실토했다.
정양은 최근 어머니와 약속했다. 서울에서 보면 시골이나 마찬가지인 지방 중소도시 안동에서 세계적 선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한국테니스 간판스타 정현을 능가하는 여자 정현이 될 것을 다짐했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