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이틀 만에 수상에서 발견
전복된 구조 보트도 인양
구조활동 나섰다 급류 휘말려 실종
한강 하류에서 구조활동에 나섰다가 보트가 급류에 휘말려 뒤집히면서 실종된 소방관 2명이 사고 이틀 만에 모두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13일 오후 2시 1분쯤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김포대교에서 행주대교 방향 약 200m 지점 수상에서 김포소방서 수난구조대 소속 심모(37) 소방교가 숨진 채 발견됐다. 심 소방교는 전날 출동 당시 입고 있었던 수난구조대 복장 그대로였으나 출동 때와 달리 구명조끼는 입지 않은 상태였다.
전날 오후 1시 33분쯤 “민간인 보트가 김포대교 아래 한강 신곡수중보 주변에 걸려 있다”는 군 부대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심 소방교와 함께 실종된 오모(37) 소방장도 이날 오후 5시 17분쯤 일산대교에서 김포대교 방향 약 480m 지점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고 현장에서 약 7㎞ 떨어진 곳이었다.
둘은 2012년 4월 6일 임용된 동갑내기 동기 사이로, 모범공무원 표창도 함께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임용 후 김포소방서 한곳에서만 근무한 베테랑 대원이었던 심 소방교는 4개월 전인 올 4월 1일 쌍둥이 아들 돌 잔치를 치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두 소방대원 시신은 인양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당국은 전날부터 이날 오후까지 소방과 군, 경찰, 해양경찰, 민간 등 헬기와 보트, 드론 등 장비 50여대와 인력 1,300여명을 투입했다. 소방당국은 수색구역을 김포대교~일산대교(길이 약 7.8㎞), 일산대교~전류리 포구(약 7.4㎞), 전류리 포구~어로한계선(약 6.6㎞)으로 나눠 수색작업을 벌였다. 북한과 인접한 김포 애기봉 주변(10㎞)과 어로한계선~중립수역(5㎞), 강화 교동도 부근 수색은 군 부대와 해양경찰이 맡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크레인을 동원해 전복된 보트를 인양하고 수중 수색을 재개했으나 빠른 유속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일대는 평소에도 시속 5㎞ 정도의 유속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전날에도 수상과 수중, 육상에서 수색작업을 진행했으나 실종된 소방관들 행방을 찾지 못했다. 전날 오후 10시부터 실시한 수중 수색작업은 유속이 빠르고 시계 확보가 안돼 30분만에 중단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 57분쯤 일산대교에서 김포대교 방면 1㎞ 지점에서 구명조끼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으나 실종된 소방대원들과는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애기봉에서 강화 쪽 4㎞ 지점과 김포대교에서 일산대교 방향 2.5㎞에서 각각 부유물이 발견됐으나 관련성이 없었다.
심 소방교, 오 소방장과 함께 보트에 타고 있던 소방대원 1명은, 같이 출동한 다른 소방대원이 제트스키로 구조했다. 수중보에 걸려 있던 민간보트는 버려진 보트로, 강물에 떠내려오다 수중보에 걸린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숨진 소방대원 2명은 보트가 전복된 뒤 수중 보 낙차로 생긴 와류(소용돌이)에 휘말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한강 하류는) 조수간만 차도 심해 김포대교 상류와 하류 각기 다른 지점에서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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