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내 전체 화장실 조사
총학생회는 “경찰에 게시자 고발”
남성혐오 인터넷 사이트인 ‘워마드’에 서울대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몰래카메라(몰카) 영상 게시물이 등장해 학교와 총학생회가 적극 대응에 나섰다. 총학생회는 13일 오후 서울 관악경찰서에 이 사건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학교 측은 이를 계기로 학내 몰카 범죄 근절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12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워마드에는 ‘서울대 중앙도서관 남자화장실 몰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은 일부 회원만 볼 수 있는 일종의 비밀게시판에 게시됐으며 현재까지 3,000번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K모 교수가 몰카에 등장한다’고 적은 글도 올라왔다.
서울대 관계자는 “최근 몰카에 대한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대학본부가 총학생회와 협의한 뒤 몰카 탐지장비를 구매해 (의심되는 중앙도서관 등) 화장실을 전수조사 했지만 설치된 카메라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대학 측은 다음 달 7일까지 학내 화장실 전체 1,700개를 대상으로 몰카 탐지를 할 예정이다. 학교와 계약한 경비업체에 화장실을 수시로 조사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 직접 구매한 몰카 탐지장비를 청원경찰에게 지급하고, 순찰 때 화장실에서 몰카도 탐지하도록 매뉴얼을 수정할 계획이다. 일지에 몰카 탐지활동을 기록하고 학생처, 총무과, 학생지원과가 이를 공유하기로도 했다.
총학생회는 게시자를 상대로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해당 글의 진위를 알 수 없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것”이라며 “학내 인권침해 사안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다. 최근 성체를 훼손한 게시물이 올라오는 등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워마드에는 지난 5월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몰카’와 ‘고려대 캠퍼스 몰카’ 게시물이 올라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워마드 회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친구들 정말 정신 사납다. 더운 날 더 열 받게 한다. 그냥 지구를 떠나시라! 거긴 한국도 없고 한남충도 없다’는 글과 함께 서울대 몰카 관련 기사를 공유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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