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신혜선이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홀렸다.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이하 ‘서른이지만’)가 뜨거운 입소문에 힘입어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월화 왕좌’를 굳건히 하는 가운데 신혜선(우서리 역)이 만개한 연기력을 뽐내며 인기 돌풍을 견인하고 있다.
신혜선이 분하는 ‘우서리’는 바이올린 천재 소리를 듣던 꽃다운 열일곱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인해 코마에 빠져 13년이라는 세월을 간주 점프해버린 서른 살의 멘탈-피지컬 부조화女. 이에 신혜선은 역할에 맞게 진한 색조 메이크업을 배제한 채 카메라 앞에 서고 있다. 그러나 ‘서른이지만’ 속 신혜선은 곱게 화장한 얼굴보다 배우가 더 예뻐 보일 때는 캐릭터를 100% 살려내는 연기를 하고 있는 순간이라는 것을 몸소 증명한다.
‘서른이지만’ 속 신혜선의 연기는 말 그대로 시청자를 울고 웃긴다. 신혜선은 눈떠보니 서른 살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혼란스러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20대를 통째로 날려버린 허탈함, 유일한 재능을 빼앗긴 상실감과 세상에 아는 사람 하나 없이 덩그러니 혼자가 돼버린 외로움과 불안감 등을 섬세한 감정연기에 담아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또한 그는 세상에 적응하려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벌이는 귀여운 실수들을 코믹하게 그려내며 배꼽을 잡게 만들기도 하는데, 이처럼 스펙트럼 넓은 감정선을 오가면서도 열일곱 소녀 특유의 천진난만함을 놓치지 않으며 시청자들을 캐릭터의 사연 속에 푹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신혜선은 극중 양세종(공우진 역)과 핑크빛 기류를 형성하면서 사랑스러운 매력이 한층 배가되고 있다. 양세종의 잠든 모습을 숨죽여 바라보는 호기심 어린 눈빛, 양세종의 작은 호의에 뺨을 붉히며 배시시 미소 짓는 모습, 그리고 냉랭한 태도에 서운함이 역력한 표정 등은 이제 막 첫사랑을 시작한 사춘기 소녀 그 자체라고 해도 믿겨질 정도.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열일곱에 코마에 빠져 서른이 돼 깨어난 ‘멘탈 피지컬 부조화女’와 세상을 차단하고 살아온 ‘차단男’, 이들의 서른이지만 열일곱 같은 애틋하면서도 코믹한 로코로 ‘믿보작감’ 조수원PD와 조성희 작가의 야심작.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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