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법안 처리 관심 가져달라”
문희상 국회의장에 특별히 당부
문재인 대통령과 헌법기관장인 5부 요인이 만난 자리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입법부ㆍ사법부ㆍ행정부 모두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로 문희상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이낙연 국무총리,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문 의장 취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문 대통령 취임 후 5부 요인 초청은 네 번째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헌법기관들이 이제는 상당한 역사와 연륜, 경험을 축적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민들 눈높이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정부대로, 국회는 국회대로, 사법부는 사법부대로 국민들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 해야 할 과제들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회는 지난달 제헌 70주년이었고, 9월은 사법부 70주년, 이달 말은 헌재 창립 30주년이 된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개혁과제, 특히 민생과제 중 중요한 것은 대부분 국회 입법 사항이고 국회 처리를 기다리는 민생 관련 법안이 많다”며 “의장님께서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도 했다.
이에 문 의장은 “(대통령이) 1년간 전광석화처럼 쾌도난마로 일하시는 와중에 국회에서는 제도적으로 마무리를 못한다는 국민의 질책을 제가 많이 듣고 있다”며 “각종 규제혁신 법안이나 각 당의 우선순위 법률 등을 새로운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법원장은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그야말로 정말 우리 사법부가 눈에 띄도록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결국 입법으로 마지막 보완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저희가 최선을 다해 국민 눈높이에 맞춘 안을 만들겠지만 정부와 여당, 국회 관계자 모두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이 헌재소장은 “재판을 해오다 보니 국민의 기본권을 신장하면 신장할수록 국민의 눈높이는 더욱 더 높아지는 것 같다”고 했고, 권 선관위원장은 “민주주의가 우리 시민들의 생활에 깊숙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휴가 중인 이 총리는 “정부는 아무리 잘해도 국민께는 모자라다는 평범한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며 “하물며 더러는 잘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있으니까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안타까움이 크시리라 생각한다. 늘 심기일전하겠다”고 밝혔다.
오찬 전 이 헌재소장이 “양(兩) 문씨께서 대통령과 국회의장 등 중요한 직책을 맡은 것을 다시 축하한다”고 말해 웃음이 쏟아지기도 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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