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석면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자녀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신정초 석면문제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석면제거공사 취소에 따른 후속대책과 조희연 교육감 면담을 요구했다. 이날 신정초에서는 전교생(1,824명)의 3분의 1이 넘는 학생 681명이 현장체험학습을 신청한 뒤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체험학습은 명분일 뿐 석면공포로 인한 사실상 등교거부라는 것이 학부모들의 설명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신정초는 이번 여름방학을 이용해 석면제거 공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부실 공사를 우려한 학부모 반발이 거세 작업을 취소했다. 당시 학교는 공사 중 석면가루가 흩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실내 공간을 비닐로 덮어 씌우는 '비닐보양' 작업까지 마친 상태였다. 신정초는 공사 취소 후 교실 실내공기 질을 측정했고, 석면농도가 학교보건법상 기준치(1㎤당 0.01개) 이하로 나타나 8일 개학했다.
학부모 비대위는 공기 중 석면농도 측정 방식을 믿지 못하겠다며 전자현미경 분석을 요구하고 있다. 현미경 측정에서도 석면이 검출되지 않아야 안전하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천장마감재에서 석면이 날리지 않도록 유지ㆍ보수 조치 후 정밀청소를 실시하고, 전자현미경으로 청소 전후의 석면농도 수치 비교가 가능한 검사를 해달라는 3대 요구사항을 내놨다.
서울에서 올 여름방학 석면제거 공사를 마친 32개 학교의 경우 현미경을 이용해 석면 잔류 여부를 측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사를 취소한 신정초는 이런 방식을 적용한 전례가 없어 교육 당국도 난감해 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신정초는) 청소도 했고 공기 중 석면농도도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며 학부모 요구를 수용하는 데 어려움을 드러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