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공개한 2019년 우표에 아기돼지 세 마리가 등장하며 중국 내 산아제한 정책을 40년 만에 폐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미리 공개된 우표에서 어미 원숭이가 양손에 새끼 원숭이 두 마리를 안고 있는 모습이 등장, 이듬해인 2016년 중국이 1가구 2자녀 정책을 시행한 바 있어 이러한 추측에 기대감을 모은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유 체신당국은 내년 돼지의 해를 맞이해 6일 기해년 우표를 미리 공개했다. 우표에는 아기돼지 3형제를 포함, 5마리의 돼지 가족이화목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우표가 공개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두 자녀 정책이 곧 폐지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퍼졌고 전문가들 또한 여기에 의견을 보탰다. 오랫동안 중국의 산아 제한 정책을 반대해온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학의 이푸셴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모든 산아제한을 포기하겠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밝혔다.
14억 인구 중국에서도 현재 저출산, 고령화, 노동인구 감소에 대한 위기감이 상당히 작용하고 있어 이러한 기대감은 더욱 크다. 중국 정부는 2016년 1가구 1자녀 정책을 폐지, 1가구 2자녀 정책을 시행했지만 그 해 신생아는 130만명만 늘면서 1,790만명에 그쳤다. 이는 정부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결과였다. 지난해에는 그 수가 1,723만 명으로 더 감소하며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전문가들은 내년이 ‘돼지 해’인 것도 산아제한 완화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중국 점성술사들은 돼지 해에 태어난 사람들이 편안하고 풍요로운 삶을 산다고 주장하는데 자연, 신비 현상에 관심이 많은 중국인들이 여기에 관심을 가지며 정책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단지 “이 우표 이름이 다섯 가지 복이 한자리에 모두 모인다는 뜻으로 큰 돼지 2마리와 작은 돼지 3마리가 함께 즐겁고 화목한 모습을 구현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 우표를 디자인한 중국 유명 민속 예술가 한메이린은 우표에 어떠한 정책적인 메시지를 담지 않았고 “예술가는 정부 정책의 대변인이 아니다”며 “세 마리의 돼지가 좀 더 매력적으로 보였을 뿐”이라고 전했다.
남우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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