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보영이 영화 '너의 결혼식'을 촬영하며 진심으로 화가 났던 순간을 회상했다.
박보영은 지난 9일 기자와 만나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에 대한 생각을 밝히며 "내가 살면서는 못 느꼈다. 타이밍이라는 걸 못 느꼈을 수도 있지 않나. '진짜 타이밍 안 맞네'라고 느끼려면 전지적 작가 시점이어야 알 수 있을 거 같다"면서 웃었다.
이어 "이번 영화를 하면서 '타이밍이 이렇게 안 맞을 수 있구나' 생각했다. 타이밍도 타이밍인데 인연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작품이 너무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도 안되면 내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끔 '놓친 거 중에 아깝거나 내가 했으면 잘했을 거 같은 작품'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그런데 나는 한 번도 그런 걸 느껴본 적이 없다. 다른 사람한테 (대본이) 가서 잘되면 그 분이 잘해서 잘된 거일 수도 있다"며 "다 때가 있는 거 같다"고 밝혔다.
더불어 박보영은 '너의 결혼식' 촬영 당시를 회상하면서 "승희(박보영)와 우연(김영광)이 헤어질 때의 그 대사가 너무 공감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촬영을 하면서 진짜 마음 상한 날이 있었는데, 고궁에서 싸웠던 날이다. 나는 잘해보려고 말을 하는데 우연이 건성으로 대꾸를 한다. 신발을 털면서. '나 벨기에 연수가래' 하니까 '가' 하지 않나. 넌덜머리 난다는 표정으로 '어차피 갈 거잖아' 하는데 너무 상처 받은 거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보영은 "영화에는 안 나왔지만 원래는 계단에서 더 싸운다. 내가 이미 너무 흥분한 상태에서 열받아서 대사를 계속 틀린 거다. 촬영이고 뭐고 진짜 마음이 상했다"고 역할에 깊게 몰입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김영광에게) '오빠 연애할 때 여자친구한테 그렇게 말하냐'고 묻기도 했다. 오빠는 아니라고 하더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너의 결혼식'은 3초의 운명을 믿는 여자와 오직 여자만이 운명인 남자의 다사다난한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다. 박보영이 3초 만에 빠지는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여자 환승희 역을, 김영광이 오직 승희만을 바라보는 직진남 황우연 역을 맡았다. 오는 22일 개봉.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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