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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해수면 온도 20년새 5.2도 상승... 바다가 육지 달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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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해수면 온도 20년새 5.2도 상승... 바다가 육지 달군다

입력
2018.08.09 16:22
수정
2018.08.09 20: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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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바다 수온 급상승

1997~2009년 7월 평균 20.7도

2010~2018년엔 22.4도로 올라

올해 24.3도로 상승 속도 빨라져

25도 이상 고수온 영역 급격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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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상호 상승작용 우려

일사량으로 인해 데워진 바다가

육지로 다시 열기 뿜어낼 가능성

“폭염 매년 더 심각해질 수도”

한반도 주변해역 수온 변화. 기상청 제공
한반도 주변해역 수온 변화. 기상청 제공

한반도 주변의 해수면 온도가 갈수록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분석되는데, 한반도의 폭염과 상승작용을 하면서 매년 폭염도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은 해양 기상관측장비인 부이 17개로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실측한 최근 20여년간 7~9월 평균 해수면 온도값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여름철 바다 수온은 2010년부터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추세가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분석 결과 1997~2018년 기간 동안 7월 해수면 온도는 연 평균 0.14도씩 높아졌는데, 2010~2018년 기간에는 연평균 상승 온도가 0.34도에 달했다. 이에 따라 1997~2009년 기간의 7월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7도였지만, 2010~2018년 평균 온도는 22.4도로 높아졌다. 특히 2016년 23.3도를 기록하며 처음 23도를 넘어선 이후 지난해 23.6도, 올해 24.3도로 점점 상승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조사기간 중 가장 낮았던 2000년(19.1도)과 비교하면 불과 20년도 안 돼서 5.2도가 상승한 것이다.

주변 해역 중 서해의 온도 상승 폭이 유독 컸는데 1997년 이후 2018년까지를 기준으로는 7월의 평균 기온이 연 0.17도씩 올랐지만 2010~2018년에는 0.54도씩 급격히 상승했다. 7월보다는 덜했지만 8월과 9월도 수온 상승 추세는 비슷했다. 1997~2017년 8월의 해수면 온도는 연 0.16씩 올랐지만 2010~2017년 구간에서는 0.32도씩 증가했다. 9월 역시 같은 기간 기준으로 연간 수온 상승폭이 0.02도에서 0.18도로 크게 뛰었다.

한반도 주변 해역의 고수온 영역(25도 이상)도 최근 급격히 넓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2016~2018년 극궤도 위성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에는 7월의 평균 25도 등수온선이 태안과 울산 인근 해역에서 형성됐다. 등수온선이란 바다의 표층 수온이 같은 지점을 이은 가상의 선을 말한다. 하지만 2017년에는 백령도와 속초까지 북상했으며 올해는 평안북도와 함경남도 인근 해역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급격한 수온 상승의 원인으로 ▦점차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폭염 ▦태풍이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빈도수 감소 ▦쿠로시오 해류 등 난류의 세력 강화 ▦주변국의 산업화 등으로 인한 기후 변화 등을 꼽고 있다. 특히 수온 상승은 폭염과의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승협 기상청 해양기상과장은 “뜨거워진 대지와 일사량으로 인해 데워진 바다가 다시 육지로 그 열기를 뿜어내면서 상호간의 상승 작용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폭염이 매년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바다 어종의 변화, 어획량 감소, 양식장 집단 폐사 등이 계속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올 초부터 지난 8일까지 서울의 폭염일수가 23.9일로 집계돼 이날을 기점으로 역대 최고로 더웠던 1994년(8일 기준 24.2일)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연간 전체 폭염일수로 보면 1994년이 31.1일로 향후 1주일이 기록 경신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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