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드론(무인기) 폭탄’으로 자신을 암살하려 한 일당은 모두 11명이라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들은 총 5,000만달러(약 558억원)를 제안받아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도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4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국가방위군 창설 81주년 기념식 도중 폭탄을 실은 드론 2대가 폭발한 사건과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들 11명의 암살 행동대원들이 고용된 후, 콜롬비아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번 암살 미수 사건과 관련,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과 결탁한 친미 우익 세력이 베네수엘라의 반정부 단체와 공모했다”고 했던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한 셈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또, 암살 대원들이 당초 지난달 5일 드론 폭발 테러를 감행하려 했지만, 드론 도착이 늦어지는 바람에 연기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아울러 ▦암살자들은 공개행사에 참석하는 자신을 추적해 왔고 ▦궁극적으로 이들은 미국으로 갔을 것이라는 말이 들려 온다고도 그는 말했다.
이런 가운데 베네수엘라 당국은 우파 인사들을 잇따라 검거하려 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마두로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야권 지도자 훌리오 보르헤스 의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대법원은 국회의장을 지낸 보르헤스 의원에 대해 “대중 선동과 모국 반역, 대통령 암살 기도 등 극악무도한 범죄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보르헤스 의원은 현재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망명 중으로, 7일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또, 전날 밤 체포된 반정부 학생 지도자 출신인 후안 레케센스 의원에 대한 기소도 명령했다. 제헌의회는 보르헤스 의원과 레케센스 의원의 면책 특권도 박탈했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이들 두 사람이 사건에 개입했고, 이미 체포된 용의자 6명 중 일부가 이번 범행 자금을 댄 인물로 보르헤스 의원을 지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두 의원은 드론 암살 시도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보르헤스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 군사적인 음모 개입, 테러리스트가 되는 것까지 모든 것을 우리에게 덮어 씌우고 있다”며 “폭력을 조장하는 이는 마두로 딱 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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