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보다는 정착 가능성에 무게
멸종위기종 Ⅰ급인 산양 암컷 한 마리가 서울 용마산에서 서식하는 게 추가로 확인됐다. 지난달 이곳에서 산양 수컷 한 마리가 발견된 데 이은 것으로 암수 한 쌍이 확인되면서 산양이 이동보다는 이곳에 정착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1, 2차 용마산 산양 서식조사에서 확보한 배설물의 유전자 분석 결과 암컷 한 마리를 추가로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 용마산에는 지난 조사에서 확인된 수컷 한 마리를 더해 산양 두 마리의 서식이 확인됐다. 암컷 산양은 아직 실제 보지는 못한 상태다.
산양은 보통 4월에서 9월까지 짝짓기를 위해 이동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산양 암컷이 확인됨에 따라 용마산 산양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보다는 용마산에 계속 서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환경부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산양의 이동을 염두해 둔 대책보다는 산양의 안전한 서식을 위한 모니터링과 보호에 집중할 계획이다.
송호열 환경부 생물다양성과 주무관은 “용마폭포가 있는 용마산공원은 활엽수 등 먹이자원과 물이 풍부해 산양의 서식조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며 “더 많은 산양이 용마산에 서식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무인센서 카메라와 현장조사 등을 통해 산양의 추가적인 서식 여부를 지속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용마산과 약 30㎞ 이상 떨어진 포천에서도 산양 한 마리가 추가로 발견됐다. 포천 산양의 경우 아직 성별이 확인되지 않았고, 배설물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 무인카메라로 모니터링해 나갈 예정이다.
환경부는 지난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문화재청, 서울시, 경기도 등과 함께 용마산 및 포천 일원 산양 보호를 위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불법 올무ㆍ덫 제거, 서울-수도권 북부 지역 산양서식현황 및 보호대책 합동연구 등 산양보호대책을 합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정종선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용마산이 산양의 지속적인 서식지가 될 가능성 커졌다”며 “용마산 산양의 안전한 서식을 위해 ‘수도권 산양보호를 위한 협의체(가칭)’를 구성해 산양보호를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서울 용마산 산양 영상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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