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명 관중 운집 예정
11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3만여명의 관중이 모인 가운데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가 개최된다. 2015년 평양 대회 후 3년 만에 재개되는 행사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조직위원회는 8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10일부터 12일까지 4ㆍ27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열리는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의 구체적인 일정을 소개했다. ‘본 게임’인 남북 노동자 축구경기는 대회 이틀째인 11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다. 주최 측은 양대 노총 조합원과 서울시민 등 3만여명이 관중이 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북한 노동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직총) 주영길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 64명이 참석한다. 이들은 10일 오전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해 남한 측 대표단과 만나 서울로 이동,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과거 대회 때는 공동 기자회견이 이뤄진 바 없다는 것이 조직위 측의 설명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과거에는 북측 대표단이 민간차원에서 방남 시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며 "이번엔 이례적으로 북측에서 공동 기자회견에 동의해 왔다. 판문점 선언 이행 과정에서 남북 노동자가 만나는 행사를 널리 알리기 위한 판단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자리에서 언론의 질문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 이후에는 관례적으로 북측 대표단이 양대 노총을 방문하는 것으로 첫째날 일정을 마무리된다. 11일 오전에는 남북 노동자 3단체 대표자회의와 산별ㆍ지역별 상봉모임을 진행 한 후 서울 용산역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참관하는 일정이 예정돼 있다. 이어 메인 행사인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가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축구경기 직전에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주영길 직총 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축사를 한다. 축구경기는 한국노총 대표팀과 직총 건설노동자팀 경기에 이어 민주노총 대표팀과 직총 경공업팀 경기 두 개로 나눠 진행된다. 100여명으로 구성된 ‘통일축구 서울시민 서포터즈’는 응원전을 펼쳐 분위기를 띄울 계획이다.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선언 이후 처음 열리는 남북 민간단체 행사인 이번 대회는 본격적인 남북 민간교류의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평양 대회를 시작으로 2007년 창원, 2015년 평양에서 개최됐으나 지난 3년 동안 남북관계 악화로 열리지 못했다. 조직위는 "남북관계가 냉랭한 시기에도 민간교류는 끊이지 않았고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남북관계를 풀어내는 가교 역할을 했다"며 "이번 대회도 통일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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