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김기덕 감독과 영화배우 조재현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인터뷰를 보도한 MBC PD수첩이 후속보도에 나섰다.
PD수첩은 7일 밤 방송한 '거장의 민낯, 그 후'를 통해 김 감독과 함께 작업한 바 있는 복수의 현장 스태프와 여배우들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분장스태프 D 씨는 방송에서 "휴식시간에 김 감독이 불러 달려갔더니 김 감독이 다짜고짜 '나랑 자자'고 했다"며 "거절했더니 김 감독이 오토바이를 타고 숙소까지 찾아왔다"고 말했다.
D 씨는 이어 "김 감독 현장에 갈 때는 각오를 하고 가든, 아니면 거지같이 하고 가든 눈에 띄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여자 스태프끼리 했다"고 전했다.
여배우 E 씨는 "택시 기다리려고 벤치에 앉아있는데 김 감독이 반바지에 손을 넣었다"며 "김 감독 방식이 딱 그런 것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여성 스태프는 자신이 참여한 영화 촬영 현장에서 김 감독의 성추행으로 신인 여배우가 잠적한 적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 스태프는 "(김 감독이) 스커트 안쪽으로 손을 넣어 배를 주무르고 긴장을 풀라고 가슴 부위를 주무르는가 하면 자신을 남자친구처럼 생각하라며 강제키스까지 했다"며 "여배우가 잠적하자 잡아오라며 주소를 줬다"고 말했다.
PD 수첩 측은 이메일로 김 감독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김 감독이 거절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무엇을 방송하든 생각대로 의도대로 하면 되고, 그 방송 또한 제가 아는 사실과 다르면 소송을 추가로 해서 법적으로 밝히면 된다고 생각한다"는 김 감독의 답장을 공개했다.
PD수첩은 배우 조재현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재일교포 여배우 F 씨와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일반인 H 씨의 주장도 추가로 보도했다.
재일교포 여배우 F는 방송에서 "(조재현이) 연기를 가르쳐준다며 화장실로 밀어 넣더니 문을 잠그고 강제로 키스했다"고 말했다.
일반인 H 씨는 2007년 초 강남의 가라오케에서 조재현을 만났고, 역시 화장실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H 씨는 "여자화장실 둘째 칸에 들어갔는데 조재현 씨가 따라 들어와 '조용히 해 다쳐. 밖에 아무도 몰라'라고 말했다"며 "가슴을 추행당하는 것보다 더 큰 일을 막고 나가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PD수첩은 조재현과 연락이 닿지 않았고 변호인을 통해 그의 입장을 보도했다.
변호인은 재일교포 여배우 F 씨의 주장에 대해 "조재현 씨는 전혀 사실이 아니고 오히려 돈을 뜯겼다고 이야기했다"며 "다른 건도 성폭행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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