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몰 업체들 사이에 ‘초저가’와 ‘재미’를 내세운 마케팅 기법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최저가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을 파격적 초저가로 유혹하고, 게임 하듯 좀 더 오래, 자주 사이트 내에 머물도록 하는 것이다.
7일 전자상거래 업체 위메프는 7월 한달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늘어나며 사상 처음 5,000억원을 돌파했다면서 ‘투데이 특가’ ‘히든 프라이스’ 등 특가 행사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 전략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했다. 위메프는 월과 일의 숫자가 같은 날 등 특정 날짜와 시간에 제품 가격을 할인해주는 특가 행사를 수시로 진행해 거래액을 끌어올린 데 이어 지난달부터는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0원’에 결제하게 한 뒤 가격 확인과 실제 구매가 가능한 링크를 문자로 보내주는 ‘히든 프라이스’ 행사로 대박을 터트렸다. 인터넷 최저가보다 20% 이상 저렴한 구매가 가능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열흘 만에 40만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위메프는 또 7일부터 사흘간 4,100여개 특가 상품을 88원부터 숫자 ‘88’이 들어가는 금액으로 판매하는 특가 행사를 한다.
게임으로 고객에게 재미를 주는 마케팅을 하는 곳들도 점차 늘고 있다. 티몬은 올 초부터 모바일 시장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실시간 퀴즈쇼’ 형식을 도입해 정기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 회 상금은 통상 100만원으로 12개 문제를 모두 맞힌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적립금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G마켓은 아이디 당 하루에 한 번 룰렛 게임을 해서 소액의 적립금이나 쿠폰을 받을 수 있는 ‘출석 체크’ 이벤트와 100원을 내고 구매 신청을 한 뒤 추첨을 통해 판매가 결정되는 ‘100원딜’ 행사로 고객의 잦은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이벤트 상품을 1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100원딜은 유명 배우가 영화에서 착용한 장비, 아이돌 그룹의 공연, TV 쇼 프로그램 방청권 등 대중문화 상품이 주를 이루는데 추첨에서 떨어져도 100원을 적립금으로 돌려주고 있어서 사실상 무료 이벤트라 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초저가 특가 행사를 주기적으로 기획하는 것은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 사용이 일반화하면서 별 차이가 나지 않는 최저가로는 고객을 사로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게임 이벤트는 최저가를 따라 사이트를 옮겨 다니는 소비자의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어 업계 마케팅 전문가들에게 관심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쇼핑에서 고만고만한 최저가로 승부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초특가든 재미든 더 많은 고객이 오래도록 머무르고 지속적으로 다시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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