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밴드의 성지인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의 라이브클럽에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이뤄진 현악 앙상블 더 케이와 바리톤 이응광, 클래식 기타리스트 김진택 등이 ‘뜬다.’ 클래식 공연을 위해서다. 롤링홀과 브이홀을 비롯해 록 밴드들의 연주장으로만 여겨졌던 곳이 올 가을엔 클래식 무대로도 쓰인다. 홍익대 게스트하우스, 상암동 월드컵공원, 목욕탕을 개조한 복합문화공간 행화탕, 마포중앙도서관, 서울여고, 아현시장 등 마포구 곳곳이 클래식 공연장이 된다.
이 공연의 정체는 9월 5일부터 10월 26일까지 50일간 열리는 제3회 앰팻(M-PAT) 클래식 음악축제다. 공연 횟수는 70회, 참여 아티스트도 500여명에 달한다. 마포문화재단이 공연예술과 관광자원을 발전시키기 위해 비언어극 축제로 시작한 앰팻은 2회째인 지난해부터 클래식으로 전환했다.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창기 마포문화재단 대표는 “일상 속 장소를 새롭게 발견해 문화예술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 축제의 목표”라며 “클래식 음악이 마니아층에서만 향유되는 게 아니라 문화소외계층에게도 스며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이라이트는 9월 14, 15일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리는 야외 오페라 ‘사랑의 묘약’이다. 공원 내 수변에 가설무대를 세워 전막 오페라를 선보인다. 오페라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100분 내외로 압축했다. 주목 받는 여성 연출가인 정선영이 연출을 맡았다. 2016년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최하는 오페랄리아 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테너 김건우와 독일 비스바덴 국립극장에서 활동 중인 소프라노 안지현 등이 출연한다. 2,000석으로 마련된 객석은 전석 무료다.
마포중앙도서관에서는 배우 박정자 손숙 윤석화 3명이 클래식 음악과 문학을 결합한 낭독음악회를 연다. 박정자는 이육사 박용재 이원 등의 시로, 윤석화는 셰익스피어 작품으로, 손숙은 드뷔시가 영감을 받은 프랑스 문학으로 관객을 만난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손숙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속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음악회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며 “마포뿐 아니라 클래식 음악에 굶주려 있는 관객들이 많다고 느꼈다. 올해는 관객 호응이 더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앰팻 클래식음악축제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m-pat.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