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도 외부활동 자제 수준
극심한 교통체증 ‘마쩻’도 걱정거리
선수촌 인근 센티옹강은 ‘검은강’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태극 전사들의 금메달 사냥을 가로막을 장애물은 엉뚱하게도 현지에서 맞닥뜨릴 최악의 환경오염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전 세계 대기 정보를 제공하는 에어비주얼에 따르면 자카르타의 대기질지수(AQI)는 현지시간 오전 11시 기준 166으로 나이지리아 포트하커트(169)에 이어 두 번째로 수치가 높았다. 통상 AQI가 51~100이면 ‘보통’, 101~150이면 ‘주의’로 표현한다. 151~200이면 ‘나쁨’ 수준으로 판단하는데 신체 건장한 사람이라도 외부 활동을 자제해야 할 정도로 안 좋은 수치다. 같은 시간 서울의 대기질지수는 63이었다.
자카르타 공기를 더럽히는 주된 원인으로는 매연이 꼽힌다. 자카르타는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동남아시아 최대 도시다. 지하철이나 전철 등 대중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탓에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주된 교통수단이다. 교통체증이 심해 자동차 공회전이 많고 노후한 차량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이 도시를 가득 메우고 있다.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는 수도를 이전해야 한다는 논의가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극심한 교통 문제도 큰 골칫거리다. 도로가 유일한 교통통로인 자카르타에서는 ‘러시아워’라는 말이 무색하게 하루 종일 도로가 차량으로 가득 차 있다. 인도네시아어로 ‘마쩻’이라고 불리는 교통체증은 자카르타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지난해 교통정보 분석업체 인릭스가 발표한 ‘전세계 도시 교통체증 조사’에 따르면 자카르타는 세계 12번째 혼잡한 도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훈련ㆍ경기 시간에 맞춰 운동장에 도착해야 하는 선수들에게는 큰 걱정거리다.
자카르타 선수촌 인근 센티옹강의 오염 문제도 심각하다. 지역민들은 쓰레기로 뒤덮여 시커먼 센티옹강을 ‘검은 강’이라 부른다. 자카르타시는 지난달 “강 위에 검은 그물을 쳐서 추가적인 오물 유입을 막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더불어 대회 기간 차량 2부제(종일)를 강제 실시하고 선수촌과 경기장 인근 34개 학교에 대해 휴교령을 내리는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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