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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D-10] 돌아온 광저우 4관왕 “류서연 이름으로 금 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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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D-10] 돌아온 광저우 4관왕 “류서연 이름으로 금 딸래요”

입력
2018.08.08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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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 황선옥, 부친 성 바뀌며 개명

8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 달아

이번 대회 메달 줄어 2관왕 목표

2010 광저우 대회 4관왕 출신 황선옥이 6일 진천선수촌 볼링장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진천=신상순 선임기자
2010 광저우 대회 4관왕 출신 황선옥이 6일 진천선수촌 볼링장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진천=신상순 선임기자

한국에게 볼링은 아시안게임에서 절대적인 효자 종목이다. 1978년 방콕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국은 31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2위 일본(16개)과 격차가 15개로 압도적이다.

한국 볼링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여제’가 있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볼링 최초이자, 1986 서울 대회 이후 24년 만에 4관왕에 오른 황선옥이다. 2006년 도하 대회에서도 여자 3인조 금메달을 목에 걸어 혼자만 5개를 챙겼다.

하지만 지금 한국 볼링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그 이름은 선수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다. 과거 황선옥이 현재 류서연(30ㆍ평택시청)으로 이름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개명한 지 5년이 흘렀지만 2014 인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8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 출격을 앞둔 류서연을 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 5년간 슬럼프가 길어져 볼링을 그만둘까도 생각했는데, 이대로 그만두기엔 미련이 남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고, 후회 없이 해보자는 마음으로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세 번째 아시안게임이지만 경기 방식이 많이 바뀌어 처음 나간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서연은 이름을 바꾼 사연도 공개했다. 그는 “원래 류씨였던 아버지가 세 살 때 입양되면서 새 가족의 성을 따라 황씨로 바뀌었다”면서 “5년 전 아버지가 남은 인생은 류씨로 살고 싶다는 뜻을 밝히자 할아버지가 흔쾌히 받아주셔서 다시 성이 바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우리 3남매도 함께 개명을 하게 됐다. 성과 이름이 달라졌다고 가족이 달라진 것은 없고, 여전히 화목하다”고 설명했다.

광저우 대회에서 황선옥이라는 이름으로 4관왕에 올랐던 류서연. 연합뉴스
광저우 대회에서 황선옥이라는 이름으로 4관왕에 올랐던 류서연. 연합뉴스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처음 볼링장에 가서 볼링을 취미로 즐겼던 류서연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엘리트 선수의 길을 걸었다. 그는 “볼링이 너무 재미 있어 푹 빠졌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쯤 성적에 압박을 느껴 그만둘까 고민도 했는데 그때 국가대표가 됐다”고 돌이켜봤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에게 가려 크게 주목 받지 못했지만 류서연은 2006 도하 대회 첫 금메달에 이어 2010 광저우 대회에서 4관왕이라는 ‘대형 사고’를 쳤다. 2013년 개명 후 안방에서 열리는 2014 인천 대회에서도 다관왕을 기대했지만 대표 선발전에서 밀려났다. 류서연은 “볼링도 양궁처럼 대표 선발전을 뚫는 것이 더 어렵다”며 “1~3차 예선에다 최종 선발전까지 있어 경쟁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8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류서연. 진천=신상순 선임기자
8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류서연. 진천=신상순 선임기자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가지 못해 낙담도 했지만 류서연은 다시 일어섰다. 볼링은 인천 대회까지 총 12개 금메달이 걸려있었는데 이번 대회에 6개(남녀 3인조, 6인조, 마스터즈)로 반토막이 났다. 류서연의 이번 목표는 2관왕이다.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레인 패턴을 까다롭게 하고, 채점 방식을 바꿨다고 해도 선수층이 두꺼운 한국 볼링은 3인조, 6인조 단체전에서 강세를 보인다. 강대연 대표팀 감독은 “각 국에 에이스 선수들이 두 세 명씩은 있지만 우리만큼 단합되고 조직력이 좋은 팀은 없다”고 자신했다. 류서연은 “과거 황선옥이 아닌 류서연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감회를 느껴보고 싶다”며 “8년 전보다 연륜이 쌓인 만큼 경기를 즐기겠다”고 말했다.

진천=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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