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적 시각서 부정적으로 후퇴
“소비ㆍ투자 위축이 최대 걸림돌”
취업자 증가폭도 월 14만명 예상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2.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취업자는 14만명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 취업자는 31만명 증가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말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먼저 전문가들은 올해와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모두 2.8%로 전망했다. 이는 4월 설문조사(올해 2.9%, 내년 2.9%)와 비교해 0.1%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KDI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성장 추세가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올해와 내년 모두 수출이 5~6%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월별 취업자수 증가폭은 올해 14만명, 내년 18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4월 조사(올해 23만명, 내년 25만명) 때보다 전망치가 각각 9만명, 7만명 낮아졌다. 최근 취업자수 증가폭은 5개월 연속(2~6월) 10만명대에 머물고 있다. 정부도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을 3.0%에서 2.9%로 낮추고, 취업자수 증가폭도 32만명에서 18만명으로 조정했다. 다수의 응답자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현 1.50%) 인상이 4분기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KDI는 이날 내 놓은 ‘8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내수 증가세가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전반적인 경기 개선 추세를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같은 보고서에서 “경기 개선 추세가 완만해지고 있다”고 비교적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한 것에 비해 부정적 인식이 강해진 셈이다. KDI의 경기진단은 ‘완만한 성장세(6월)→개선 추세 완만(7월)→개선 추세 제약(8월)’으로 점차 후퇴하고 있다.
경기 개선의 가장 큰 걸림돌로는 민간 소비와 투자 위축이 꼽혔다. 설비투자는 지난 4월 1.6% 증가(전년 동월 대비) 이후 5월(-3.7%) 6월(-13.8%) 등 계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선행지표도 급락하고 있다. 특수산업용 기계 수주액은 ‘4월 11.9%→5월 -24.8%→6월 -38.0%’ 등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7월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68.6%)과 기계류수입액(-10.6%)도 크게 감소했다. 당분간 설비투자 감소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민간소비도 개선세가 미흡하다. 6월 소매 판매액은 1년 전보다 4.0% 증가했지만 전월(4.5%)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도 1.7%로 전월(2.3%)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치(100)보다는 높은 101.1을 기록했지만 전월(105.5)보다는 무려 4.4포인트나 하락했다. 이 지수는 작년 12월 이후 줄곧 하락세다. 그만큼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