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사진) 감독이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 제작진을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해진 MBC PD는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그는 “PD 생활 해오면서 ‘방송금지 가처분소송’은 처음”이라며 “방송을 이틀 앞두고 이런저런 방송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소송준비’까지 보너스를 얻게 됐다”고 적었다. 심리는 6일 오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PD수첩’은 지난 3월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란 제목으로 김 감독의 성범죄 의혹을 제기했다. 한 여배우는 당시 방송에서 “영화 촬영 전 김 감독이 끊임없이 성관계를 요구했고, 그러던 와중 촬영을 미끼로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김 감독의 ‘페르소나’로 꼽히는 배우 조재현씨의 성범죄 의혹도 다뤘다.
김 감독이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은 당시 방송의 후속편으로, 오는 7일 방송을 앞두고 있다. 유 PD는 “김 감독은 (이번) 방송이 못 나가도록 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며 “방송이 온전히 전파를 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 어느 때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방송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 감독은 ‘PD수첩’이 제기한 성범죄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지난 6월 제작진과 여배우들을 고소한 상태다. 그는 고소장에서 “가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대중에게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한 순 없다”며 “(다만) ‘PD수첩’ 내용 같은 ‘성폭행범’은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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