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장관 “드론 2대에 1㎏씩 폭발물 탑재
1대는 격추, 다른 1대는 건물 충돌해 폭발”
군부 ‘충성’ 재확인… 반대파 탄압 구실 우려도
베네수엘라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겨냥한 드론(무인기) 암살 공격의 용의자 6명을 체포했다.
5일(현지시간) 국영방송 V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스토르 루이스 레베롤 내무부 장관은 전날 발생한 드론 폭발 사건을 “마두로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규정한 뒤, 이 같이 밝혔다. 레베롤 장관은 “드론 2대에는 각각 1㎏의 폭발물이 탑재됐고, 폭발의 영향은 약 50m 거리까지 미쳤을 것”이라며 “앞으로 용의자들이 추가로 체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인, 고위 인사들과 함께 연단에 있던 마두로 대통령 쪽으로 드론 1대가 움직이던 중 보안요원들이 이를 격추했다”면서 “다른 1대의 드론은 인근 건물에 충돌한 뒤 폭발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국에 붙잡힌 6명 가운데 1명은 지난해 군 기지 공격 혐의로 이미 체포 영장이 발부된 인물이다. 또 다른 1명은 2014년 반정부 시위 참가 혐의로 체포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국가방위군 창설 81주년 행사에 참석, 연설하던 중 드론이 공중에서 갑자기 폭발하자 긴급 대피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무사했으나 부상을 당한 군인 7명 중 3명은 중상에 빠졌다.
이 사건 이후 군부는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재확인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 군은 통수권자인 마두로 대통령에게 무조건적, 무제한적인 충성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론 공격에 대서도 “야비한 암살 시도”라면서 “비헌법적인 수단으로 정권 교체를 촉발하려는 목적에서 자행된 군부에 대한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우파 야권에선 암살기도 사건이 마두로 정권의 정치적 반대세력 탄압을 강화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범야권 모임 ‘광역 전선’은 트위터에 “우리는 정부가 이번 사건을 이용하고 있음을 경고한다”며 “정부는 합법적ㆍ민주적으로 정부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범죄자로 만들고 조직적인 인권침해와 억압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야권 인사들 사이에선 특히, 살인적인 물가 상승과 식품ㆍ생필품 부족 사태에 민심을 잃고 있는 마두로 정권이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자 이번 사건을 조작 또는 과장하는 것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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