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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공산당 유적 찾아... 중국 2030 ‘홍색관광’ 열풍

입력
2018.08.05 14:33
수정
2018.08.05 16: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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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 고향ㆍ창당 장소 등 방문

여행사는 홍색관광지 10곳 발표

시진핑 1인체제 구축 연관된 듯

샤먼이공학원의 한 교수와 학생들이 ‘청년 홍색여행단’ 발대식이 끝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중국교육망
샤먼이공학원의 한 교수와 학생들이 ‘청년 홍색여행단’ 발대식이 끝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중국교육망

지난달 27일 중국 푸젠성 샤먼시 소재 샤먼이공학원에선 ‘청년 홍색(紅色)여행단’ 발대식이 열렸다. 방학 중임에도 교수 20여명과 학생 250여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진행됐고 교육당국도 차관급 인사를 보내 격려했다. 홍색여행단은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고향인 후난성 샹탄을 시작으로 보름간 중국 공산당이 창당 선언을 한 저장성 자싱, 인민해방군의 전신인 홍군(紅軍)의 탄생지이자 ‘혁명의 요람’으로 불리는 장시성 지안의 징강산 등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안후이성 마안산시에 있는 타이얼(太爾)중공업 공산당위원회의 간부와 신입 당원 등 30여명도 같은 달 21일 자싱의 유명 호수 난후(南湖)의 선착장에 세워져 있는 홍선(紅船)을 찾았다. 홍선은 1921년 마오쩌둥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대표들이 선상회의를 통해 창당을 선언했던 작은 배로 중국 정부는 1959년 이를 복원한 뒤 혁명을 상징하는 ‘붉을 홍’자를 붙였다. 홍선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제19차 당대회에서 총서기에 재임된 직후 최고지도부를 대동하고 방문했을 만큼 상징성이 크다.

눈여겨볼 건 근래 들어 ‘홍색관광’에 나서는 이들의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홍색관광은 중국 공산당과 연관된 유적지 등을 장소를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 그간 고령층이 주를 이뤄왔지만 최근 몇 년새 젊은 층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이트인 씨트립에 따르면 올해 1~5월 홍색관광에 나선 관광객의 39%가 19~38세였다. 전통적으로 홍색관광의 다수를 차지했던 39~58세 연령층(32%)을 앞지른 것이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젊은 세대에서 홍색관광 열풍이 불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의 최대 여행 커뮤니티 플랫폼인 마펑워(馬蜂窩)는 지난달 초 대표적인 홍색관광지 10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샹탄, 자싱, 징강산 등과 함께 홍군의 2만5,000리 대장정의 종착지인 산시성 옌안을 비롯해 중국 공산당 역사에서 큰 사건이 일어난 곳이거나 주요 인물의 탄생지였다. 마펑워는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젊은 층이 많이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국가여유국의 홍색관광 관련 통계를 보면 2016년과 2017년 연인원이 각각 11억5,000만명, 13억1,000만명이었다. 같은 기간 관광수입은 각각 3,061억위안(약 50조원), 3,619억위안(약 59조원)이었다. 2005년부터 홍색관광을 적극 권장해온 중국 정부는 이 두 해에만 유적지 보호와 인프라 구축 등에 27억위안(약 4,400억원)을 쏟아부었다.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홍색관광을 권장하는 건 역사에 대한 지식을 늘리고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공산당의 통치 능력을 공고히 하고 민주화 욕구와 사회적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3년 전부터 대학과 기업이 2030세대를 홍색관광에 적극 내보내고 있는데, 이는 시진핑 1인체제 구축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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