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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국장’ 실종… 결국 자막 수정한 ‘어벤져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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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국장’ 실종… 결국 자막 수정한 ‘어벤져스3’

입력
2018.08.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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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100만여 관객이 본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어벤져스3’)’에서 오역 논란이 거세게 일었던 일부 한국어 자막이 결국 수정됐다.

지난달 31일부터 주문형 비디오(VOD)를 비롯해 인터넷 다운로드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는 ‘어벤져스3’에선 극장판과 다른 한국어 자막이 삽입돼 있었다. 상영 후 영화에 대한 오역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관객 정서를 고려해 영화 배급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측이 자막을 바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게 변한 번역은 크게 세 가지다.

영화의 결말을 혼동시켜 관객의 원성이 가장 높았던 ‘이제 가망이 없어’는 ‘이제 최종 단계야’로 자막이 바뀌었다.

극 중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가 결정적 위기에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한 말로, 원 대사의 맥락을 정반대로 번역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던 대목이었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영화에서 한 말은 “위 아 인 더 엔드 게임 나우(We’re in the end game now)”였다. ‘엔드게임’은 서양 장기인 체스에서 막판이란 뜻으로 쓰인다.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를 이젠 끝났다는 맥락처럼 의역해 영화의 결말을 바꿨다는 비판이 나온 배경이다.

지난 7월 개봉한 다른 마블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에서는 내년 개봉을 앞둔 ‘어벤져스4’의 희망적 전개를 유추할 수 있는 쿠키 영상(엔딩 크레디트 전후에 등장한 짧은 영상)이 나와 ‘이제 가망이 없어’란 번역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었다.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웅들의 수장인 닉 퓨리(사무엘 잭슨) 국장을 갑자기 ‘효자’로 만들어 의아함을 줬던 ‘어머니’란 자막은 ‘이런...’으로 수정됐다.

닉 퓨리는 영화에서 “머더(Motherf*****)…”라고 말하지만 자신이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홧김에 뱉은 이 말을 ‘어머니’라고 번역해 황당했다는 관객이 적지 않았다.

VOD 등으로 2차 유통된 영상에는 오역 논란을 빚은 캡틴 아메리카의 자막도 바로 잡혀 있었다.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번스)가 비전에 한 말을 번역한 자막 ‘친구를 버릴 수 없다’는 ‘모든 생명은 소중해’로 변경됐다. 캡틴 아메리카는 영화에서 “위 돈트 트레이드 라이브즈(We don’t trade lives)”라고 말했다. 아무리 급한 불을 끄려 한다 해도 생명을 거래할 수 없다는 말을, 친한 사람을 희생시킬 수 없다는 식으로 의역해 극중 캐릭터를 해쳤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번역이었다. 캡틴 아메리카는 마블 시리즈 팬들에겐 대나무 같이 올곧은 신념을 지닌 캐릭터로 정평이 나 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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