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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협상 앞둔 북미, 대북제재 놓고 연일 ‘으르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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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협상 앞둔 북미, 대북제재 놓고 연일 ‘으르렁’

입력
2018.08.0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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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매체들 동원해 ‘제재동참’ 南 맹공 

 “북미관계 장애, 美 일방적 강권 때문” 

 美는 제재의무 상기 기회로 ARF 활용 

 폼페이오 “北, 비핵화 없이 제재 위반” 

동남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두 번째)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외곽 수방의 공군기지에 도착, 영접 나온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뉴스
동남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두 번째)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외곽 수방의 공군기지에 도착, 영접 나온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뉴스

대화 중에 제재를 풀어야 하냐 마냐를 놓고 북미가 신경전을 이어갔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본격 협상을 앞두고서다.

북한은 남한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제재에 계속 동참하면서 남북 간 협력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각종 매체를 동원해 남측을 공격하고 있다. 협상이 시작된 뒤 도리어 제재망(網)을 더 단단히 조이고 있는 미국을 에둘러 비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3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이날 게재한 개인 필명 논평에서 “(남북 정상이 서명한 4ㆍ27 판문점선언의) 실속 있는 사업들이 활력 있게 전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남의 눈치나 보며 표리부동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남조선 당국 때문”이라며 “남조선 당국의 대미일변도 정책은 북남관계의 획기적인 개선과 전면적인 발전에 작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조미(북미)관계 개선의 장애로 되는 것은 싱가포르 조미 공동성명과는 배치되게 일방적인 그 누구의 ‘비핵화 요구’와 ‘최대의 제재 압박’을 운운하면서 종전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고 있는 미국의 일방적인 강권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에 화살을 돌린 것이다.

더불어 신문은 남측에 “강제유인 납치된 우리 여성 공민들을 지체 없이 돌려보내는 것을 비롯하여 북남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서 판문점 선언을 이행할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며 2년 전 집단 탈북한 중국 내 북한 식당(류경식당) 여종업들을 돌려보낼 것을 거듭 요구했다.

대남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제재 지속의 부당성을 거론했다. 같은 날 논평에서 “남조선 당국이 무엇보다 중시하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은 외세에 추종한 대북 제재가 아니라 민족의 밝은 운명과 미래가 담긴 판문점선언에 대한 충실한 이행”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을 더 압박할 태세다. 미 AP통신에 따르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위해 이날 말레이시아를 거쳐 싱가포르에 도착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기자들에게 북한이 비핵화 약속 이행과 아직은 거리가 먼 채로 여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은 비핵화를 약속했고 세계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내에서 그(김 위원장)가 그렇게 하길 요구했다”며 “그들(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고 있다. 우리가 바라는 궁극적인 결과를 달성하기까지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ARF 참석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의무를 상기시킬 기회로 활용할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동남아 순방을 수행 중인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전날 말레이시아행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국제사회에 대북 제재 준수를 촉구하는 게 이번 ARF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될 거라고 밝힌 바 있다.

6ㆍ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미국의 적대시 정책 중 하나인 제재가 대화와 병행될 수 없다’는 논리로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전향(轉向) 사실을 거론하며 호응하자, 미국은 북한이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할 때까지 제재망이 절대 헐거워져서는 안 된다며 유엔 회원국들을 상대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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