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시 확대 1안ㆍ수능 절대평가 2안
수능 영향력 측면에선 상반된 결론
#
정시 비중 늘리는 데는 의견 모아
학종 선발비율 쟁점은 합의 못해
수능 절대평가는 중장기 논의 가닥
#
국가교육회의 1ㆍ2안 절충점 찾을까
애매한 결론 도출땐 교육부 더 큰 부담
3일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산하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가 내놓은 공론화 결과만 보면 2022학년도 대입제도가 당장 어떻게 바뀔지 가늠하기 어렵다. 공론화위는 시민참여단의 선호도 조사를 바탕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전형(정시) 확대와 중장기적 수능 절대평가 전환’이라는 두 갈래의 방향성만 제시했다. 각각 수능 영향력을 강화ㆍ약화시키는 상반된 결론인 탓에 구체적인 전형요소 반영 비율과 수능 평가방법 적용 시점 등을 수치화하는 작업은 상위 기구인 국가교육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능 절대평가를 중장기 과제로 남겨 둔 점으로 미뤄 수능 비중이 현행보다 소폭 늘어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공론화위가 이날 발표한 공론조사 결과는 크게 세 가지이다. 우선 최대 관심사인 선발방법 균형 문제와 관련, 1안(수능전형 45% 이상+상대평가)과 2안(전형비중 대학자율+절대평가)의 지지율에 차등을 두지 않았다. 두 시나리오의 지지도 격차는 4.4%포인트(평점 평균 0.13)였다. 공론화 위원인 강현철 호서대 교수는 “다수 의견을 판단할 유의미한 차이를 논하라면 적어도 평점 0.23점, 지지율 7.8%포인트 이상의 격차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정안을 택하지 않았지만 시민참여단은 수능위주 전형, 즉 정시모집 비중을 지금보다는 늘려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2019학년도 수능전형(일반대학 기준) 비율은 20.7%에서 이듬해는 더욱 줄어(19.9%) 20%선이 무너졌다. 수능전형 비율을 20% 이상 둬야 한다는 시민참여단 의견은 82.7%로 나타나 20% 미만 답변(9.1%)을 압도했다. 특정 전형 쏠림 현상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입 개편안의 다른 핵심 축인 수능 평가방법은 상대평가 유지보다 절대평가 적용 과목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과반(53.7%)을 차지했다. 현 정부가 지향하는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에도 26.7%가 동의했다. 하지만 시민참여단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선발 비율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이냐는 쟁점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금수저ㆍ깜깜이 전형’ 비판을 받아 온 학종은 대입개편 논란을 촉발한 대표 사안으로 2020학년도 선발 비중이 36.7%에 달한다.
시민참여단의 의견을 종합하면 2022학년도 입시에선 어떤 식으로든 수능전형 확대가 점쳐진다. 한동섭 공론화위 대변인은 “정시를 늘렸으면 좋겠는데 45% 이상은 과도하다는 게 시민참여단의 판단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을 고려할 때 비중은 20~45% 사이가 되겠지만, 확대 폭이 대단히 크지는 않을 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 상대평가를 유지하면서 수능전형 위주인 정시를 조금 확대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건은 공을 넘겨받은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대입특위)가 결이 다른 1ㆍ2안의 절충점을 어떻게 찾느냐이다. 향후 과제로 남겼다고는 하나 공론화위는 수능 절대평가를 지지하는 2안을 부정하지 않아 대입특위가 두 의제를 조합한 새 시나리오를 도출해 교육부에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고안에 담길 내용물에 따라 개별 시나리오를 지지하는 교육 수요자 및 관련 단체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여기에 대입특위가 공론화위처럼 주요 쟁점에 애매한 자세를 취할 경우 결정 책임은 고스란히 교육부가 떠안게 된다.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대입특위 측 관계자는 “대입개편 권고안은 공론화위 결과와 달리 구체성을 띨 것”이라며 ”내용과 형식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