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선거 후폭풍 계속
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로 대선 승리가 확정된 에머슨 음난가그와 짐바브웨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평화와 통합을 호소했다. 반면 야당 민주변혁운동(MDC)의 넬슨 차미사 대표는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법정에서 선거 결과를 다툴 것이라고 예고했다.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3일 트위터로 선거 승리를 선언하며 “새 시대의 대통령이 된 것을 영광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투표에서는 분열됐지만 꿈은 하나다. 이번 선거는 새로운 시작이다. 평화와 통합, 사랑으로 손 잡고 모두를 위한 새로운 짐바브웨를 만들자”라고 주장했다.
반면 넬슨 차미사 대표는 역시 트위터에 선거 결과를 “가짜”라고 규정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정확하고 검증된 결과를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선거의) 불투명성, 진실성 부족, 도덕 부패, 가치 상실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의지의 힘이 권력의 의지를 꺾을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모건 코미치 MDC 의장은 선거 결과 발표에 앞서 이번 선거를 부정 선거로 규정하며 결과에 대해 법정에서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짐바브웨는 지난 30일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가 37년 집권 끝에 군부와 여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의 압박으로 물러난 이후 처음으로 선거를 치렀다. 선거 당일은 비교적 평화롭게 지나갔지만, 1일에는 야당 지지자들의 시위와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최소 6명이 숨지면서 무가베 시대가 남긴 짐바브웨 사회 내부의 균열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짐바브웨 군경의 강경 진압은 국제사회의 지탄을 불렀다. 유럽연합(EU)과 영연방, 아프리카연합(AU) 등 참관 국제기구는 일제히 “과도한 무력 사용”을 규탄하고 짐바브웨 군경에 자제를 요구했다. 그럼에도 짐바브웨 경찰은 2일 저녁 수도 하라레의 MDC 본부에 진입해 당 간부 18명을 체포했다. 선거 결과가 최종적으로 발표된 3일 수도 하라레는 비교적 조용했지만, 물대포와 시위 진압부대는 길거리에 배치돼 압박을 지속했다.
남아프리카발전공동체(SADC)의 수장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모든 정치 지도자와 국민들이 이번 선거 결과를 수용하기 바라며, 이의 제기는 헌법과 선거법에 보장된 법률적 절차를 따르길 바란다”라는 성명을 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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