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진평동 원룸서
밀폐된 공간 산소부족 질식사한 듯
경북 구미의 한 원룸에서 사후체험으로 보이는 의식을 치른다며 관 속에 들어가 자던 40대 여성이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3일 오전 6시 34분쯤 경북 구미시 진평동 한 원룸에서 A(47ㆍ여)씨가 나무로 짠 관 속에서 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원룸 입주자 B씨 등 여성 2명과 함께 액운을 없애준다는 종교의식에 따라 관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쯤 B씨의 원룸에서 관 안에 들어가 사후체험을 하는 종교의식을 치렀다. 2시간여 지난 뒤 "숨쉬기 힘들다"며 관 밖으로 나오자 B씨 등이 "조금만 더 참아봐라"는 권유에 따라 다시 관 속으로 들어갔다. B씨 등 다른 여성 2명은 원룸 방 안에서 잠을 청했다.
이후 새벽에 잠에서 깬 B씨가 관을 열어보니 A씨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관 뚜껑에 못질한 흔적이 없어 A씨가 스스로 나올 수 있었지만 당시 깊은 잠에 빠졌거나 의식을 잃는 바람에 나오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폭염으로 환기구가 없는 밀폐된 관 속 온도가 급상승, 산소부족에다 온열질환 증세가 더해져 숨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함께 원룸에 있던 세 사람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 사이로 정확한 사고 원인과 함께 특정 종교단체와도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함께 있던 여성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경위를 조사한 뒤 과실치사혐의 적용 여부를 결정하고 A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한다는 계획이다.
구미=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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