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닌 해외, 제주 대신 동남아. 올해 상반기 항공여객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여행 선호 경향도 한층 뚜렷해졌다. 욜로(YOLOㆍ인생은 한번뿐) 및 워라밸(Work-Life Balanceㆍ일과 삶의 균형) 가치관 확산, 저비용 항공사의 좌석 공급 확대(전년동기 대비 28.8%) 등의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반기 항공여객은 전년동기(5,408만명) 대비 9.4% 증가한 5,807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국제선 여객이 1년새 13.6% 급증한 4,223만명을 기록, 전체 항공여객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국제 여객의 70%에 가까운 2,907만명은 우리나라 국적항공사를 이용했다. 대형국적사(대한항공ㆍ아시아나항공)이 운송한 국제 여객 수(1,685만명)는 1년 전보다 7% 늘어난 데 비해, 저비용항공사의 여객 증가율은 31.3%로 대형사보다 4배 이상 높았다.
국제선 중 여객이 가장 많은 노선은 동남아 노선으로 1,651만명이 이용했다. ‘전통적 강호’ 일본 노선(1,079만명)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2위를 차지했고, 중국 노선(757만명)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 해빙 분위기로 이용객이 8.3% 늘어나며 3위를 지켰다.
반면 국내선 여객은 쪼그라들면서 상반기 이용객 수가 지난해 상반기(1,591만명)보다 7만명가량 줄어든 1,584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여객의 90%가량을 차지하는 제주노선 이용자는 전년동기(1,369만명)보다 0.9% 줄어든 1,357만명에 그치며 동남아 노선에 밀렸다.
항공여객은 계속 불어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원ㆍ달러 환율 상승,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할증료 인상 등의 부정적 요인이 있지만, 여름 성수기와 추석 연휴, 주 52시간 근무 등으로 항공여객 성장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그래픽=강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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