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촬영 보조 스태프가 갑작스럽게 숨져 방송계의 장시간 노동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SBS에 따르면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스태프가 지난 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SBS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망 경위와 원인 등을 조사 중”이라며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관련 내용을 정리해서 발표해야 할 것 같다”고 2일 밝혔다.
이 스태프는 연일 계속 되는 폭염에 장시간 야외 촬영에 나선 것이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열악한 노동 환경이 사인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76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가 정한 만성과로 인정 노동시간은 주 60시간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는 2일 성명을 통해 “평소에 특별한 지병도 없었던 30세의 건강한 노동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원인으로 드라마 현장의 악명 높은 장시간 노동 문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드라마 제작은 늘 쫓기며 일이 진행되고, 많은 대기 시간과 제대로 몸을 기대 쉴 수 있는 공간조차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고 주장했다. 또 “방송사는 외주제작사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고, 제작현장 근로자 보호를 위해 폭염 등 무리한 야외 노동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고용노동부는 지난 2월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함께 한 드라마TF의 요구에 따라 실시한 드라마 제작 현장 특별 근로감독 결과를 하루 빨리 발표하라”고도 촉구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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