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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에 몰린 한국인... 대학생 80% “고등학교는 전쟁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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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에 몰린 한국인... 대학생 80% “고등학교는 전쟁터”

입력
2018.08.02 15:16
수정
2018.08.02 21:2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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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 믿는다” 27%뿐

사회성보다 각자도생 배워

독ㆍ스웨덴은 신뢰 비율 상승

다른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한국인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우리나라 대학생 10명 중 8명은 고등학교를 ‘전쟁터’로 인식했다.

2일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비영리단체인 ‘세계가치관조사’(World Value Survey)의 자료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을 믿을 수 있다’고 응답한 한국인의 비율은 1981~84년 38%에서 2010~14년 27%로 추락했다. 같은 기간 스웨덴(57→62%)과 독일(31→45%)에서는 이 비율이 상승했다. 일본(41→39%)과 미국(43→35%)도 대인 신뢰 비율이 하락하긴 했지만 우리나라처럼 하락 폭이 크진 않았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인은 의지할 수 있는 친척이나 친구가 없는 사람이 많고 기부와 자선 등도 적은 편”이라며 “사회적 지지와 연대감이 부족한 게 한국인의 행복지수를 크게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저(低)신뢰 사회는 교육과 관련이 깊었다. 지난해 김 연구위원은 한국과 중국, 일본, 미국 등 4개국의 대학생을 1,000명씩 설문조사 했다. 이들에게 함께하는 광장, 거래하는 시장, 사활을 건 전장(戰場) 등 3개 선택지 중 자국 고등학교와 가장 어울리는 이미지를 선택하게 한 결과, 한국 대학생의 81%가 ‘전장’을 택했다. 중국(41.8%) 미국(40.4%) 일본(13.8%) 등과 비교하면 압도적 수치다.

이러한 ‘주입식, 경쟁 중심 교육→견제와 각자도생 강화→사회적 신뢰 약화’의 고리를 깨려면 교육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결론이다. 그는 작년 1학기 광주과학기술원 학사과정(GIST) 수업을 수직적 수업(교수강의 중심)과 수평적 수업(팀 프로젝트 및 조별활동 등 학생간 상호작용 강조)으로 나눈 뒤 수업방식에 따라 수강생의 ‘사회자본’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수평적 수업일수록 수강생의 사회자본이 높아졌다. 김 연구위원은 “학교는 사회자본의 바탕이 되는 신뢰와 협동심, 공공심 등을 기를 수 있는 공간인데, 아이들이 학교에서도 경쟁에 몰려 견제와 각자도생만 배우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조별 협업 장려 ▦팀 단위 평가 도입 및 절대평가 확대 ▦대입시험 공정성 제고 등 수평적ㆍ참여적 교육방식으로의 대전환을 제안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협력하는 괴짜’를 길러내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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