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들 “넌 그러지 말라고 강요당한 것 같아 불쾌”
병원 측 “부적절한 발언, 철저히 교육 해 재발 방지”
서울아산병원이 이번 달 중순 신규 간호사 채용 면접에서 면접관인 경력 간호사가 일부 지원자들에게 소속 간호사 자살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규 간호사 채용 지원자들에 따르면 이 면접관은 올해 초 벌어진 '안타까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원자 본인은 어떻게 신규 생활을 버틸 건지 등을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접관이 지목한 안타까운 사건은 올 2월 이 병원 소속 박모 간호사의 자살사건으로 현재까지 사망원인을 두고 유가족과 병원 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당시 경찰은 박씨가 병원 동료ㆍ선배 간호사들의 이른바 ‘태움 문화’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아니라며 사건을 종료했지만, 유가족과 공동대책위는 병원 측이 ‘태움’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면접관의 질의 내용은 간호사 커뮤니티에서 페이스북의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지 등으로 확산됐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게시굴에서 해당 질문을 받았다는 지원자는 “면접에서 이런 질문을 받아 황당하고 기분이 상했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병원 측은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지원자들이 병원 근무환경ㆍ여건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의견을 묻고자 한 취지였는데 면접관이 부적절한 질문을 했다”며 “면접 전 면접관들에게 지원자 고향, 외모, 정치적 성향 등은 질문을 하지 말라고 교육을 시키고 있는데 더욱 철저히 교육을 시켜 불미스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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