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정보국(CIA)은 적에게 정보를 숨기거나 또는 이들의 정보를 빼내기 위해 온갖 기술들을 활용한다. 예컨대 상대 국가의 은밀한 곳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정찰 위성, 복잡한 암호를 풀어야만 읽을 수 있는 기밀 메시지 등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인간의 심리를 조작할 수 있는 기술까지 개발했다는 소문도 있다.
CIA 홈페이지는 지금부터 50여년 전 자신들이 사용한 깜짝놀랄만한 위장술을 소개했다. ‘호랑이 배설물’을 이용한 위장술이 그것.
베트남 전쟁 당시 CIA는 적에게 발각돼서는 안되는 감지장치를 호랑이 배설물 모양으로 만들었다. 당시 CIA는 300m 떨어진 곳의 사소한 진동까지 탐지할 수 있는 장치를 발명했는데, 이 장치를 사용하기 위해선 상대가 알아챌 수 없는‘눈속임’이 필요했다. 위장술을 고민하던 과학자들의 머리를 스친 것은 바로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호랑이 배설물이었다.
요즘은 차를 타고 동물원에나 가야 볼 수 있는 호랑이가 당시만 하더라도 베트남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길거리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동물이었다. 호랑이 배설물을 닮은 길이 약 10㎝, 지름 2㎝인 진동감지 장치는 전장에서 적들을 속이는데 안성맞춤이었고 실제로 효과적이었다. 적군인 북 베트남군과 베트콩은 이 장치의 존재를 알지 못했고, 이에 미군은 장치 내부에 장착된 안테나를 이용해 적의 움직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이라면 이는 불가능했을 이야기다. 멸종 위기에 처한 호랑이를 길에서 본다는 일은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일이 되어버린 탓이다. 지난 100년 간 전세계 호랑이 97%가 사라졌고 이제 지구상에 남아있는 호랑이는 3,900마리도 되지 않는다.
남우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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