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의 한 병원에서 취객이 응급실 의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31일 대한의사협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쯤 경북 구미시 신시로 구미 차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20대 남성 A씨가 전공의 김모씨의 정수리를 철제 혈액 거치대에 내려쳐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혔다. A씨는 당시 만취 상태로 전해졌다.
A씨는 김씨를 폭행하기 전부터 바닥에 침을 뱉고, 웃통을 벗는 등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바이탈 체크 등 A씨의 신체 상태를 확인하다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김씨를 폭행한 뒤 병원 로비에서 또 다른 환자를 폭행하려다 경찰에 연행됐다. 김씨는 동맥파열로 인한 출혈, 뇌진탕에 따른 어지러움 등을 호소하며 같은 병원 신경외과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구미 차병원 응급의료센터장인 최승필 교수는 “경찰 출동이 10초만 늦었어도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현재 피해 전공의의 출혈이 심해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형사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의료기관 폭력 근절을 위해 의료계가 전방위로 노력하고 있는 와중에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파악 중이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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