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7분기 연속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으나 전체 매출은 5분기 만에 6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반도체라도 고군분투하는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수익성이 너무 반도체 쪽으로 쏠리는 것은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매출 58조4,800억원, 영업이익 14조8,7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전분기보다 3.4% 줄었고 이로 인해 4분기째 이어가던 ‘60조원대 매출’을 지키지 못했다. 반도체 사업은 매출 21조9,900억원, 영업이익 11조6,100억원을 올리며 각각 최고 기록을 수립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반도체 비중이 78.1%나 됐다. 소비자가전 부문도 월드컵 등의 특수에 힘입어 잘 버텼으나,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부문 등은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우려되는 것은 반도체의 장래가 마냥 밝지 않다는 점이다. 반도체 가격은 올 초에 비해 20% 가까이 하락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끝나고 정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중국은 현재 15%에 불과한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는 ‘반도체 굴기’를 목표로 올해 말 메모리반도체 양산에 들어간다.
반도체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 상반기에는 20%를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수출증가율이나 무역수지에서 반도체를 빼면 모두 마이너스다. 이미 철강 조선 등이 침체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반도체까지 부진하면 우리 경제는 활로를 찾기 어렵다. 정부에 긴장감이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다. 반도체 이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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