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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잠재울 우주 쇼…별천지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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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잠재울 우주 쇼…별천지가 펼쳐진다

입력
2018.07.31 18: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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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수비면 국제밤하늘 보호공원 위로 은하수 별빛이 쏟아지고 있다. 영양군청 제공
영양 수비면 국제밤하늘 보호공원 위로 은하수 별빛이 쏟아지고 있다. 영양군청 제공

밤하늘에 반짝이는 무수한 별을 헤아리며 잠시나마 동심에 젖어들 수 있는 곳, 바로 천문대다. 천문대는 대부분 빛 공해와 대기오염이 없는 청정 고지대에 위치한다. 한국관광공사가 이달의 추천여행지로 ‘별 볼 일 있는 천문대’를 골랐다. 잠시나마 열대야를 잊기에도 좋은 곳이다.

 ▦‘아폴로박사’를 만나다, 화천 조경철천문대 

조경철천문대는 화천의 가장 서쪽 광덕산(1,010m) 정상에 있다.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푸근한 인상의 천문학자 조경철(1929~2010) 박사의 이름을 딴 천문대다. 그에게는 늘 '아폴로박사'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1969년 아폴로 11호 발사 당시, 생방송 동시통역을 하면서 너무 흥분한 나머지 의자에서 넘어지는 장면이 방영되고부터다. 평북 선천이 고향인 조경철은 생전에 북녘 땅이 바라다 보이는 이곳 광덕산을 천문대 부지로 추천한다. 애초 ‘광덕산 천문과학관’으로 착공한 천문대는 완공 후 ‘조경철천문대’로 이름을 바꿨다.

화천 광덕산 정상 조경철천문대와 별 궤적. 조경철천문대 제공
화천 광덕산 정상 조경철천문대와 별 궤적. 조경철천문대 제공
화천 조경철천문대 제3관측실. 한국관광공사 제공
화천 조경철천문대 제3관측실. 한국관광공사 제공
화천 조경철천문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은하수. 조경철천문대 제공
화천 조경철천문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은하수. 조경철천문대 제공

천문대가 위치한 곳은 고도가 높고 빛 광해가 없어 연간 130일 이상 밤하늘을 관측할 수 있다. 단체보다는 가족이나 연인이 주로 찾는데, 개관 4년 만에 관람객이 10만명을 넘어섰다. 천문대는 오후 2ㆍ3ㆍ4ㆍ7ㆍ8ㆍ9시에 천문대 소개와 천체 관측을 겸하는 관람해설을 무료로 진행한다. 다른 천문대와 차별화한 '별 헤는 밤'은 유료 프로그램이다. 1부는 유주상 천문대장의 강연, 2부는 천체 관측 ‘별빛 휴식’으로 진행한다. 강연을 통해 천문학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깨고, 관측 시간에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황홀경에 빠진다. 세상 전부라고 생각한 지구가 얼마나 미미한지 깨닫게 되고, 무한 광대한 우주로 사고를 넓힌다.

천문대에서는 '날씨가 맑은 날에는 밤새 별을 본다'는 원칙으로 매시 정각에 신판일반목록(NGC)의 성단과 성운을 집중 관측한다. 따라서 여름에도 두툼한 옷과 돗자리가 필수, 캠핑용 의자는 선택이다. 밤하늘을 보려면 돗자리에 눕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산산한 별 밤 가족여행, 영양 반딧불이천문대 

경북 영양은 전국에서 밤이 가장 어두운 지역이다. 국제밤하늘협회(IDA)는 아시아 최초로 수비면 수하계곡 왕피천생태경관보전지구 일대를 ‘국제밤하늘보호공원(IDS Park)’으로 지정했다. 2000년 이곳에 개원한 반딧불이 생태공원은 반딧불이천문대, 생태학교, 청소년수련원, 펜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주변에 민가가 없기 때문에 칠흑 같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과 반딧불이 군무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가족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영양 자연생태공원 관리사업소에서 운영하는 펜션 위로 별이 쏟아진다. 영양군청 제공
영양 자연생태공원 관리사업소에서 운영하는 펜션 위로 별이 쏟아진다. 영양군청 제공
반딧불이천문대 내부. 한국관광공사 제공
반딧불이천문대 내부. 한국관광공사 제공
영양 반딧불이 생태숲. 한국관광공사 제공
영양 반딧불이 생태숲. 한국관광공사 제공

천문대는 주간에 보조관측돔의 태양 망원경을 이용해 흑점과 홍염을 관찰하고, 야간에는 행성, 성운, 성단, 은하, 달을 관찰한다. 전문 해설사가 계절별 별자리와 특징,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별 이야기를 들려준다. 천문대에 들어서면 먼저 플라네타리움에서 4D 영상시스템으로 별자리를 관찰한다. 밤에는 주관측돔의 406.4mm 망원경과 보조관측 망원경 4대로 별을 관측한다. 1박2일 천문ㆍ반딧불이 캠프는 가족단위(4인 기준 15만원)로 예약할 수 있다. 막상 별자리 관측이 시작되면 아이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한다.

왕피천 일대는 반딧불이 주요 서식처다. 해가 저물면 수하계곡 바위에 반딧불이 유충의 먹이인 다슬기가 빼곡히 올라온다. 이곳에는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 등 4종의 반딧불이가 서식한다. 사슴벌레와 하늘소 등 희귀 곤충도 관찰되는 자연박물관이다. 천문대에서는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 늦반딧불이 탐사를 진행한다.

 ▦‘거인의 눈동자’로 보는 신세계, 좌구산천문대 

좌구산(657m)은 증평과 청주 일대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주변에 도시 불빛이 없어 깨끗한 밤하늘을 볼 수 있다. 좌구산천문대는 국내에서 가장 큰 굴절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 주관측실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356mm 굴절망원경은 경통(鏡筩) 길이가 무려 4.5m로 최대 700배까지 천체를 확대해 볼 수 있다. 그래서 ‘거인의 눈동자’라고도 부른다.

증평 좌구산천문대 로켓 시뮬레이션. 한국관광공사 제공.
증평 좌구산천문대 로켓 시뮬레이션. 한국관광공사 제공.
좌구산자연휴양림 명상구름다리. 한국관광공사 제공.
좌구산자연휴양림 명상구름다리. 한국관광공사 제공.

1층 천체투영실은 의자에 눕듯 앉아 돔형 스크린을 통해 밤하늘 여행을 떠나는 시설이다. 스크린에 하나 둘 별이 나타나면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진다. 별자리가 그림과 함께 펼쳐지면 더욱 환상적이다. 백조자리의 견우성과 독수리자리의 직녀성이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흐르는 모습이 전설처럼 펼쳐진다. 2층은 우주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스페이스랩(Space Lab)이다. 우주선에서 무얼 먹고, 어떻게 자고, 용변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등 누구나 궁금한 점을 설명해 놓았다. 스크린을 통해 로켓을 만들고 우주 공간에 띄워 조종하는 로켓 시뮬레이션은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다.

천문대 밖에는 좌구산자연휴양림의 울창한 숲이 펼쳐진다. 휴양림 입구에는 명상구름다리가 허공에 걸려 있다. 길이 230m로 조심조심 걸어 중간쯤에 도달하면 허공에 뜬 느낌이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현기증이 살짝 난다. 실제 높이는 50m에 불과하지만, 체감상 천길 벼랑이다.

 ▦별빛 쏟아지는 천문테마파크, 송암스페이스센터 

양주 계명산 자락의 송암스페이스센터는 천문대와 교육 공간인 스페이스센터, 전망 좋은 케이블카에 호텔급 숙소와 레스토랑까지 갖춘 천문테마파크다. 단체 관람객이 많으면 개별 관람이 안 되는 경우가 있으니 전화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잔디광장을 오르면 가장 먼저 커다란 돔 형태의 스페이스센터가 관람객을 맞는다. 돔 내부는 실제 밤하늘을 디지털로 재현한 플라네타리움이다. 반구형 스크린에 우주 여행을 하듯 실감나는 영상이 펼쳐진다. 스페이스센터와 붙어 있는 스타하우스에선 커플부터 가족, 10인 단체까지 숙박이 가능하다.

양주 송암스페이스센터의 플라네타리움. 한국관광공사 제공
양주 송암스페이스센터의 플라네타리움. 한국관광공사 제공
송암스페이스센터 천문대까지는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송암스페이스센터 천문대까지는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다양한 망원경을 갖춘 송암스페이스센터 갈릴레이관. 한국관광공사 제공
다양한 망원경을 갖춘 송암스페이스센터 갈릴레이관. 한국관광공사 제공

케이블카 출발점인 트램스테이션 1층 엘리베이터 옆에는 설립자 엄춘보 회장의 대형 흑백사진이 붙어 있다. 철강산업으로 성공한 엄 회장은 뒷동산에서 별을 헤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 주기 위해 이 시설을 만들었다고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627m를 오르면 드디어 천문대가 나온다. 낮에는 태양을 관측하고 밤에는 달과 별을 본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들의 쇼가 기다리고 있다.

야간 관측은 야외 테라스에서 육안으로 별자리를 보고 설명을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반사식, 굴절식 등 다양한 망원경을 갖춘 갈릴레이관(보조관측실)에서는 맨눈으로 보았던 별들을 더 크고 또렷하게 볼 수 있다. 국내 기술로 만든 첫 600mm 망원경을 자랑하는 뉴턴관(주관측실)에서는 실시간 가장 멋진 모습을 뽐내는 천제를 관측한다.

최흥수기자ㆍ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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