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블로거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라스카도르가 새롭게 데뷔한 10세대 어코드를 만났다.
라스카도르는 데뷔 직후 미디어의 평가가 워낙 좋았던 어코드를 만나게 되어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 시승 차량과 같은 2.0L 터보 사양은 아니겠지만 어코드의 매력이 궁금하다’며 어코드의 시트에 앉아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과연 자동차 블로거 라스카도르는 신형 어코드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게 될까?
*아래는 녹취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넉넉하고 매력적인 어코드
혼다 어코드를 처음 보는 순간 느낀 점은 두 가지 입니다. 역시 과거의 어코드가 그랬던 것처럼 중형 세단으로서는 상당히 큰 체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디자인 부분에 있어서 최근 수 많은 일본 브랜드 중에서 가장 정갈하고 정리가 잘된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전장이 5m가 넘던 시절도 있었지만 10세대 어코드 역시 4,890mm의 긴 전장을 갖췄고 전폭과 전고 역시 중형 세단으로서는 충분한 수치라 느껴집니다. 게다가 휠베이스 역시 2,830mm로 상당히 긴 편이죠. 하지만 제가 가장 놀란 점은 역시 공차 중량이었습니다. 제원을 보니 상당히 가벼운 1,465kg에 불과합니다.
저는 최근 일본의 자동차 디자인들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너무 과장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혼다 어코드는 상당히 정갈하고 담백하게 디자인된 차량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강인하고 터프한 느낌을 주려고 에어 인테이크의 디자인이 조금 튀는 편이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담백한 느낌이 돋보여 만족감이 높았습니다.
측면과 후면 디자인도 큰 아쉬움은 없는 것 같습니다. 측면의 경우 국내에서는 다소 낯선 ‘해치백 스타일’인데 또 다르게 보면 4도어 쿠페처럼 매끄러운 루프 라인이 강조되는 것이라 매력 포인트로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도어 하단 아래쪽의 긴 크롬 라인도 차량을 더욱 커 보이게 하는 디자인이라 생각합니다.
후면 디자인 역시 1.5L 터보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듀얼 머플러 팁을 적용해 스타일을 살리며 존재감을 강조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습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생각해본다면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디자인적 만족감이 다른 요소들에 비해 아쉽고 일부 조립 단차 등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만족할 수 있는 어코드의 실내
어코드의 실내 공간은 모나지 않은 중형 세단의 공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렬하게 시선을 끄는 특이점이 없는 편이고 또 소재의 고급스러움이 아주 뛰어난 건 아니지만 차량의 가격이나 어코드라는 차량이 가지고 있는 포지셔닝 등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우드 패널입니다. 사실 우드 패널은 자칫하면 ‘올드한 느낌’이 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코드의 우드 패널은 너무 올드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도 충분히 살아났습니다.
스티어링 휠이나 계기판 등 전체적으로 깔끔한 디자인이 돋보이고 또 센터페시아 상단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도 깔끔하고 우수한 해상도가 돋보입니다. 국산 내비게이션도 탑재되었으며 각종 내용들이 모두 한글화가 되어 있어 만족감을 높였습니다. 다만 그 외의 것들은 전체적으로 평이한 수준이라 수입 중형 세단으로서는 준수한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돋보이는 강점, 넓은 공간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역시 공간일 것 같습니다.
사실 어코드는 과거부터 넉넉한 공간을 자랑하는 차량으로 명성이 높았는데 이번 신형 어코드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1열 시트의 경우 시트의 높이가 상당히 낮고 레그룸이 깊은 편이라 체격이 큰 소비자라도 넉넉한 여유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1열 시트의 전체적인 형태나 크기에 있어서도 체격이 큰 운전자라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열 공간을 둘러보면서 ‘어코드가 왜 미국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어서 2열 공간을 보면 과연 이게 중형 세단의 공간일지 의문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공간이 자리합니다. 대형 세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체격이 큰 탑승자가 앉더라도 레그룸이나 헤드룸에서 큰 불편함을 겪을 일이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시트의 크기나 쿠션감도 좋아 장거리 주행에서도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적재 공간 역시 충분해 보입니다. 예전의 어코드들에 비하면 조금 작은 편이지만 중형 세단으로서는 충분한 473L의 적재 공간이 시선을 끕니다. 여기에 트렁크 개방 상태에서 손쉽게 2열 시트를 폴딩할 수 있는 트리거가 있고, 트렁크 게이트가 큼직해서 부피가 큰 짐도 손쉽게 적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L 터보를 궁금하게 만드는 어코드 1.5L 터보
어코드의 주행을 위해 시트에 앉아 시동을 걸었는데 역시 마치 스포츠카를 떠올리게 하는 낮은 시트 포지션 너머 정숙한 느낌이 돋보입니다. 확실히 가솔린 엔진의 매력이 느껴지는 대목이죠. 기어 레버를 당기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니 머리 속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확실히 경쾌하고 더욱 힘찬 가속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길쭉한 어코드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194마력과 26.5kg.m의 토크를 내는 1.5L VTEC 터보 엔진이 자리합니다 낮은 RPM부터 최대 토크가 발생되어 5,000RPM까지 유지가 되기 때문에 폭발적인 펀치감 보다는 발진부터 고속 영역까지 꾸준히 가속하고 힘이 이어지는 느낌이 돋보입니다.
게다가 VTEC과 터보차저의 조합에도 불구하고 낮은 RPM부터 높은 RPM까지 고르고 꾸준한 출력 전개를 느낄 수 있어 VTEC이 낯선 사람이라도 쉽게 다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고회전 영역에서 느껴지는 매끄러움도 상당히 매력적이었죠.
다만 고속 영역으로 넘어갈 경우 풍절음이 다소 크게 들려오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CVT의 존재를 모르게 만드는 CVT
1.5L VTEC 터보 엔진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매력적인 CVT일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CVT를 옹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혼다가 사용한 CVT는 정말 매력적입니다. 업시프트도 빠르고 운전자가 CVT의 특색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일반적인 토크 컨버터 변속기와 유사한 느낌을 구현했습니다. 게다가 수동 모드에서는 7개의 기어비를 제공해 높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계기판을 보며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계기판의 경우 오른쪽의 스미드 미터는 아날로그, 왼쪽의 클러스터는 디스플레이 패널로 구현했습니다. 기본적인 시인성이나 정보 전달 능력은 무척 뛰어나지만 다만 타코미터는 물론이고 차량의 각종 정보가 모두 개별의 화면으로 구성되어 있어 계속 이 화면, 저 화면을 찾게 만들었습니다.
완성도 높은 어코드의 드라이빙
다시 차량의 움직임으로 돌아오면 스티어링 휠의 셋업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 이전의 어코드 대비 한층 무게감이 돋보이며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다 고유의 경쾌하고 세련된 느낌이 돋보였습니다. 정말 코너를 파고들고, 또 돌아나올 때의 만족감이 상당했습니다.
게다가 차량의 하체 역시 무척 매력적입니다. 기본적으로 노면의 충격을 충분히 걸러내 장거리, 고속 주행에서의 탑승자 만족감을 크게 올리면서도 코너를 파고들 때 탄탄함을 느낄 수 있어 완성도 높은 드라이빙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스포츠 모드를 택했을 때 한층 견고하게 받아주는 부분도 개인적으로 크게 만족한 부분입니다.
다시 한 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타이어에 있습니다.
사실 어코드 1.5L 터보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차량이라 타이어 역시 미쉐린 사의 효율 지향 타이어를 탑재했습니다. 이 선택이 틀린 건 아니지만 차량이 가지고 있는 주행 성능이나 운전자에 대해 전하는 즐거움을 고려한다면 효율형 타이어가 아닌 프리미엄 혹은 올라운더 타이어를 선택해 차량의 우수성을 조금 더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효과적이었을 것 같습니다.
혼다 코리아의 적극성이 필요한 어코드
최근 독일 자동차가 유행을 끌고 있고 또 폭스바겐이 복귀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코드 1.5L 터보는 국산 대형차를 구매할 수 있는 비용으로 더 높은 만족감을 누릴 수 있는 매력적인 차량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어코드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인식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혼다 코리아가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 활동이 성과를 얻는다면 근래의 판매량이 아닌 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리: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취재협조: 자동차 블로거 라스카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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