젝스키스 멤버 강성훈씨가 빅뱅의 노래 ‘꽃길’을 자신의 콘서트 때 가사를 바꿔 불러 빅뱅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이 노래가 빅뱅 팬들에게 의미가 깊은 이른바 ‘팬송’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28일 강성훈씨가 서울 화곡동 KBS 아레나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에서 이 노래를 부르자 빅뱅 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강씨는 ‘꽃길’ 가사 중 ‘빅뱅’이 나오는 부분을 자신의 애칭인 ‘후니’ 등으로 개사해 불렀다.
빅뱅 팬들은 강씨가 “팬송의 의미를 가볍게 봤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팬송’은 가수들이 팬을 향한 마음을 담아 직접 만든 곡이다. 팀 해체, 멤버 입대 등 그룹에 큰 변화가 있을 때 팬을 위로하려고 만들기도 한다. 때문에 특정 가수의 ‘팬송’을 다른 가수들이 부르는 경우는 흔치 않고, 가사를 바꿔 부르는 경우도 드물다.
빅뱅의 ‘꽃길’은 멤버들이 입대할 때 마음 아파했던 팬들을 위해 발표한 곡으로, 빅뱅 팬들에겐 각별한 의미가 있다. 특히 빅뱅이 공식 무대에선 한번도 부른 적이 없는 노래여서 팬들은 멤버들이 군 전역 후 다시 모여 이 곡을 들려주기를 원했었다.
그런데 팬들은 빅뱅 멤버들이 이 곡을 무대에 올리기도 전에 강씨가 ‘꽃길’을 부른 점과 가사를 바꿔 부른 것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트위터에서는 빅뱅 팬들이 만든 ‘#젝키_강성훈_꽃길_해명해’라는 해시태그(#)가 인기 검색어가 되기도 했다.
반면 젝스키스 팬들은 빅뱅 팬들의 공격이 지나치다며 맞서고 있다. 이들은 “음원 사이트에서 1위까지 한 노래인데, 선배 가수가 부를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한 젝스키스 팬은 “9년이나 선배인 강성훈씨가 후배 가수 노래를 불러주면 감사할 일이지 빅뱅 팬들이 이렇게 따질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빅뱅 팬들은 강씨가 직접 사과하기 전까지는 SNS에 계속 항의 글을 남기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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